내 사랑 고순이

by 착길


하트 잎을 꺾어 쭉 내리면

껍질이 쫘악 벗겨진다


보라색 옷을 벗은 연초록의 가늘고 긴 몸이

뜨거운 소금물에 들어갔다 나오면

누구나 좋아하는 그 나물이 된다


맵지 않게 볶으면 아이들이 잘 먹고

식초와 청양고추를 넣고 된장으로 버무린

고구마순 무침은 내가 아주 잘 먹는다


네 형제 입맛 다 달라

둘은 초무침 둘은 참기름무침

어찌 됐든 고구마순이 들어가면

누구든 먹고 또 먹는다

우리는 고순이라 부른다


시골집에 고구마순이 그득한데

다 벗겨서 혼자 먹을 수도

더운 날 보낼 수도 없다고

내려오면 맛있게 무쳐줄 텐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실 때


까지 않은 귀한 순이 시들어 간다

아, 아까운 내 고순이



여름 밥도둑ㆍ고구마순 무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