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거나 쓰고도 몸이 움직이지 않으면
널브러진 방안은 그대로 어지러울 뿐이고
글을 읽거나 쓰고도 마음이 흐르지 않으면
가까운 사람들과도 우주만큼 멀어질 뿐인걸
가까운 존재들을 멀리 둔 채 써놓은 진심은
내 입이 아닌 무엇이 그대로 전해준단 말인가
먼 곳을 향해 쓰기 전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한 마디 더 하고 몇 줄 더 써서 보낼 일인걸
진심은 혼자 보는 밤하늘에 쓸 일이 아니라
나를 보는 눈동자가 흔들리게 말할 일이라
내 소리에 답하는 소리를 들을 일이라
조금 어색하더라도 마주 보고 나눌 일이라
글 한 줄이 밥 한 숟갈만큼 속을 채운다면
글 한 줄이 물 한 모금만큼 시원하다면
글 한 줄이 손을 잡은 온기만큼 따스하다면
쓰는 시간도 쓸모가 있다고 자신할 텐데
쓸 때 가장 쓸모 있는 빗자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