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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착길 Nov 17. 2021

쓰는 쓸모



글을 읽거나 쓰고도 몸이 움직이지 않으면

널브러진 방안은 그대로 어지러울 뿐이고

글을 읽거나 쓰고도 마음이 흐르지 않으면

가까운 사람들과도 우주만큼 멀어질 뿐인걸



가까운 존재들을 멀리 둔 채 써놓은 진심은

내 입이 아닌 무엇이 그대로 전해준단 말인가

곳을 향해 쓰기 전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한 마디 더 하고 몇 줄 더 써서 보낼 일인걸



진심은 혼자 보는 밤하늘에 쓸 일이 아니라

나를 보는 눈동자가 흔들리게 말할 일이라

소리에 답하는 소리를 들을 일이라

조금 어색하더라도 마주 보고 나눌 일이라



한 줄이 밥 한 숟갈만큼 속을 채운다면

한 줄이 물 한 모금만큼 시원하다면

한 줄이 손을 잡은 온기만큼 따스하다면

쓰는 시간 쓸모가 있다고 자신할 텐데




쓸 때 가장 쓸모 있는 빗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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