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갈 수 없는 곳
갓난아기 돌볼 때처럼
안에서 아이들을 지켜야 하는
집 지킴이는 못 가는 곳
키우느라 조심하느라
마지막 인사 나눌
준비가 하나도 안 되어
마음대로 갈 수 없는 곳
헤어질 걸 알았으면서
그날그날 사느라
잊고서 준비하지 못해
전하지 못하는 인사
1년간 만난 이들과 헤어져도
아쉽고 서운해 벌써 그리운데
92년을 만난 세상과 헤어지는
마음을 어이 헤아려 위로하나
가벼이 훨훨 날아올라
차마 인사하지 못한 이들을
한 번 씩 보고 가시려나
준비 못해 부끄럽기만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