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힘든 게 많았을 거야
할아버지와 아빠의 격정적인 갈등도 보았고
아빠와 엄마의 숨죽인 갈등도 느꼈으니까
할아버지와 아빠 사이에서 참고 참고 참으며
삼시세끼 하루도 빠짐없이 정성껏 상을 차리고
연탄불 한 번 꺼트리지 않고 겨울을 넘기며
바람 잘 날 없는 나날을 온화하게 감싸준
엄마의 힘겨움과 고단함을 알았지만
할아버지는 좋았고 아빠는 멋있었지
엄마가 만든 평온한 분위기만 기억되어
일곱 식구 모두 다 있었던 그 시절의
아름다운 것들만 생각 나, 엄마도 그럴까
고달팠던 여행이 오래 기억에 남듯이
바람 잘 날 없는 지금도 그리움 투성이 되겠지
멀어질수록 반짝이는 유년의 순간들이야
유년의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