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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착길 Feb 27. 2022

냉해


고마웠다

유치원을 잘 다녀서

감사했다

잘 다니게 가르쳐주셔서


쌀쌀한 날인데도

살아 있는 꽃을 준비했다

향기 있는 꽃이 필요했다


꽃다발을 들고 밖으로 나가니

활짝 핀 꽃들이 쪼글거리기 시작했다

그날따라 바람이 매서웠다


집으로 데리고 와서

물을 담은 꽃병에 꽂아 두어도

시든 꽃이 일어서지 않는다

향기만 짙게 번진다


샛노란 프리지어보며

달큼한 향을 맡으면 

마음에도 봄이 오겠지 싶었다


때 이르게 바깥에 나와

고개 숙인 작은 꽃을 보니

코끝부터 몸속까지 시려온다


꽃을 고르기 전에 물었다

생화는 금방 시들 텐데

괜찮아, 꽃은 원래 시들잖아

샛노란 아이의 답에 속을 맡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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