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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착길 Feb 16. 2022

분수



깊어가는 겨울밤 아들은

대분수를 가분수로 바꾸고

가분수를 대분수로 바꾸어야 하는 

문제 앞에서 매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한다


분모와 분자를 알고

자연수와 진분수알기에

그래서 분수라는  알거라 믿었는데

3학년 총정리 간단한 문제 앞에서 멈춘다


모양을 조금 바꾸었다고

새로운 기호를 보는 듯 멍한 얼굴

꾹꾹 참아도 툭툭 나오는 

어떻게 이걸 모르니


어찌 아이가 벌써 자기 분수를 알겠냐만

수학의 분수만큼은 제대로 알기를

옆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엄마는

오늘도 하고 싶지 않은 말들을

내뱉고서 잠 못 이루고 있다


큰 분수와 거짓 분수를 모르면 어때

진짜 분수와 자연수는 알고 있는걸

조금 더 기다리면 자기 분수도 알 텐데 

몰라도 괜찮다고 말해줄 용기가 없었다


다음날 학교에 다녀온 아들은

이제는 잘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놀이처럼 공부했더니 재미있었다며

이미 깨닫고 온 아들에게 뒤늦게 고백한다 


그래, 몰라도 괜찮아

모르면 배우면 되지


'하룻밤만 더 기다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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