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의 집

by 착길



다행히

마르고 거칠고 차가운 바닥을 만날 때마다

쏙 들어가 숨을 수 있는


다행히

빠르고 무심하고 매서운 공기를 마실 때마다

쏙 들어가 숨을 고를 수 있는


다행히

꽃이 피거나 잎이 돋거나 비라도 내리면

쑥 내밀고 거닐다 들어올 수 있는


다행히

앞에도 나무 옆에도 나무 안에도 나무

나무에 눕고 나무에 앉아 먹고 읽고 쓰고

나무 곁에서 노래 듣고 부를 수 있는


달팽이

같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