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언어, 새로운 배움, 그리고 흔들림
괌의 오전은 언제나 조금 느리게 깨어난다.
교실 창문 너머로 부서지는 햇빛이, 파도의 결을 닮았다.
책상 위에 놓인 책들이 바람에 한 장씩 넘겨질 때면
나는 종종, 바다가 내 책을 어루 만지는 것 같다.
이곳의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지만, 그 안엔 또 다른 언어가 숨어 있다.
낯선 억양 속에서도 따뜻함을 전하려 애쓰는 목소리,
서툰 발음 속에서도 서로를 이해하려는 웃음.
언어는 말보다 마음이 먼저 전해진다는 걸
나는 매일의 수업에서 배운다.
‘배움’이란 어쩌면 완벽함이 아니라
끊임없이 흔들리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정확히 알아듣지 못해도, 용기 내어 손을 들고,
틀리더라도 말해보는 순간마다
나는 조금씩 내 안의 파도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
파도는 늘 제자리로 돌아가지만
그 모양은 매번 다르다.
오늘의 나는 어제보다 조금 더 부서지고,
조금 더 단단해진다.
그래서 이곳의 교실에선
언제나 파도 소리가 난다.
창문 밖의 바다에서,
그리고 내 마음에서도.
새로운 언어를 배우며,
나는 나를 새로 ‘발음’하는 중이다.
그 소리가 아직은 서툴러도 괜찮다.
흔들림 속에서 나는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