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이해로 단단해진 우리 이야기
결혼은 사랑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걸,
괌에 와서 알았다.
처음엔 낯선 환경이 문제였다.
언어도, 사람도, 모든 게 새로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진짜 어려운 건
‘사람과의 거리’를 지혜롭게 조절하는 일이었다.
시댁과의 관계도 그중 하나였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가까이 있어야 하는 관계.
그 균형이 참 어려웠다.
처음엔 서운함이 많았다.
‘왜 나를 이해해주지 않을까’라는 마음이
밤마다 마음속에서 부풀어 올랐다.
남편에게 말하면,
그도 사이에 끼어 미안한 얼굴을 했다.
그 얼굴을 보고 나면,
화보다 안쓰러움이 먼저 밀려왔다.
괌의 노을을 바라보며 나는 종종 생각했다.
결혼은 결국,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배워가는 과정’이 아닐까 하고.
나는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각기 다른 역할을 배우며
내 안의 사랑을 자라게 하고 있었다.
시어머니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리던 날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조금 다르게 바라본다.
그 말 속에도 걱정과 사랑이 숨어 있다는 걸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이해는 타협이 아니라,
서로를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으로 인정하는 일이라는 걸 배웠다.
남편과도 자주 이야기했다.
“우리, 누구 편들지 말고 마음을 나누자.”
그 말이 처음엔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게 우리 부부의 조용한 약속이 되었다.
결혼이란,
사랑보다 ‘지혜’를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일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지혜는
참고 견디는 힘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는 용기에서 자란다.
괌의 하늘은 늘 맑지만,
종종 스콜이 내린다.
그 비가 그치면 공기가 한결 깨끗해진다.
우리의 관계도 그렇다.
작은 갈등이 지나가면
그 뒤엔 조금 더 깊어진 이해가 남는다.
결혼은 완벽해지는 게 아니라,
함께 성장해가는 일이라는 걸.
그리고 괌에서의 매일이,
그 배움의 시간으로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