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사랑이 일상이 되기까지
결혼은 생각보다 조용한 일이다.
프로포즈의 설렘도, 하객의 축복도 지나가고 나면
남는 건 매일 반복되는 하루다.
괌에 와서 그걸 더 선명하게 느꼈다.
새로운 환경, 낯선 언어,
그리고 단둘뿐인 세상 속에서
우리의 관계는 더 가까워지기도,
때로는 더 솔직하게 부딪히기도 했다.
처음엔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느라
하루가 금세 저물었다.
누구는 설거지를 늦게 하고,
누구는 온도를 너무 높인다.
사소한 차이가 쌓일 때마다
이게 정말 사랑의 결과일까,
아니면 새로운 시험의 시작일까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괌의 하루는 늘 같은 리듬으로 우리를 진정시켰다.
때론 일상에 지칠때면
수영복을 챙겨입고
무수한 말대신 수영장에 뛰어들어
첨벙첨벙 물장구를 쳐댔다.
결혼은 그렇게,
두 사람이 ‘같은 말을 배우는 과정’ 같았다.
처음엔 어색하고 어눌했지만,
조금씩 같은 단어를 써가며
서로의 언어를 만들어갔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안다.
오늘은 말을 아껴야 하는 날인지,
아니면 농담으로 웃음을 끌어내야 하는 날인지.
그런 감각이 생긴 게,
결혼이 준 가장 큰 선물 같다.
괌의 해 질 녘 하늘은
언제나 부드럽게 변한다.
그 노을을 볼 때면 늘 같은 생각이 든다.
사랑도 저 노을 같았으면 좋겠다고 —
불타오르기보다,
하루의 끝을 고요하게 물들이는 색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결혼은,
서로를 완벽히 이해하는 일이 아니라
끝까지 ‘이해하려는 마음’을 잃지 않는 일이다.
그리고 지금,
괌의 저녁 바람 속에서 나는 그걸 배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