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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혜솔 May 25. 2021

어땠을까!

세상 모든 노래에 답하다


가요를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가사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딕션이 좋은, 살짝 B급 가수의 사연(?)있는 댄스곡을 좋아한다.


쉽게 말해 스토리가 있는 거고, 고상하게 말하면 내러티브가, 시쳇말론 구구절절 사연이 있어

노랫말을 듣다 보면 감정 이입되는 노래를 좋아한다.


애정 하는 가수 중에 단연 싸이가 있다.

싸이를 B급이라 했다고 놀라지 마시라.

그가 강남스타일로 특 A급이 되기 전에 그는 실제로 B급 매력으로 어필한 건 확실하니까.


그를 좋아한다고 하면 다시 한번 쳐다보던 시절도 있었다.

그의 PSY가 무엇의 약지인지 생각해보면 그의 범상치 않음을,

그를 좋아한다는 나를 쳐다보던 사람들의 호기심을 이해할만한다.


“어땠을까?”는 작년 늦은 봄, 그래, 작년 6월 즈음부터 지금까지  

내 플레이리스트의 TOP5에 링크되어 있다.


내가 그때 널 잡았더라면

너와 나 지금보다 행복했을까

마지막에 널

안아줬다면, 어땠을까

나의 옛사랑, 옛사랑  

가끔 난 너의 안부를 속으로 묻는다

그리고는 혼자 씩 웃는다

희미해진 그때의 기억을 빈 잔에

붓는다

잔이 차고 넘친다

기억을 마신다

그 기억은 쓰지만 맛있다


(중략)


참 우리 좋았었는데

헤어질 일이 없었는데

왜 그랬을까

그땐 사랑이 뭔지 몰라서

사랑이 사랑인 줄 몰랐어

혼자서 그려본다

헤어지지 않았더라만

어땠을까 내가 그때 널

어땠을까 잡았더라면

어땠을까

너와 나 지금보다 행복했을까

어땠을까 마지막에 널

어땠을까 안아줬다면

어땠을까

너와 나 지금까지 함께 했을까


이 가사가 참 아프던 시절이었다.


나의 옛사랑, 옛사랑  

가끔 난 너의

안부를 속으로 묻는다

그리고는 혼자 씩 웃는다


이 부분에선 꼭 울음이 터졌다.


사무치게 그리운 옛사랑 있어 그런 것이 아니다.

 

그동안 무수히 떠나보낸 이들에 대한 회한?

(아니다. 그것보다는 가볍다.)

미련?  

(아니다. 그것보다는 사무친다.)


지금도 딱히 정의할 수 없는

감정의 바다에 빠져 지냈다.  


그래도 그런 나를 내버려 뒀다.  

출 퇴근길 거의 매일 2-3번씩 들으며, 큰 소리로 따라 부르기도 하고,

꺼이꺼이 울기도 하고...

그러다 차에서 내릴 때는 turn-off 된 듯


멀쩡한(?) 얼굴을 하고 웃고, 떠들어 댔다.


장면을 이어 보면 확실히 아픈 사람이었고 

끊어보면 그저 다른 사람이었다.


그리고

아직도 회복을 말할 단계인지 모르겠다.

그것이 회복될 수 있는 것인지, 회복되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그런 시간들이 지난 후에 이제야 비로소 "어땠을까!"라는 가정을

그저 가정으로 남겨둘 수 있게 되었다고 느낀다.

아주 조금, 반 보정도는 나아갔다고 느낀다.

빠져죽을 것 같았던 감정 속에서


어쩌면, 언젠가는

이 노래를 들으며 가장 많이 떠올린 그녀에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마지막에 널 안아주며 보내지 못해 내내 아팠다고, 오래도록 아쉬웠다고


그리고 악수라도 건넬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함께하는 동안 몰랐다고, 떠난 후에야 알게 되었다고

내가 참 아끼고, 의지했었다고.

고마웠다고.



2021.05.25(화)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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