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캐나다로 떠난 벨라 Mar 28. 2023

두 달 뒤가 결혼식인데 어딜 간다고?

매번 고마운 남편과 가족에게


아프리카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찍은 하늘

“오빠, 나 아프리카 가도 돼?”

“응?, 뭐라고?”


이 두 문장을 남편과 주고받고 잠시 우리 주변에는 침묵이 감돌았다. 남편과 결혼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운이 좋아서인지 매년 초, 특히 3월쯤이면 해외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매번 얻어왔다. 나의 저서 『돌고 돌아 또다시 마케터』에 자세한 여정이 나와 있듯이, 작년에는 불어로 한마디도 못하던 내가 캐나다 퀘벡에서 통역사로 근무를 하고 23년도인 지금은 아프리카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생각해 보면 캐나다 출장도 현재 남편과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제안을 받았던 거 같다. 이번에도 결혼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시점에, 심지어 두 달 뒤면 5월의 신부가 될 와이프가 아프리카에 가겠다고 하고 있다니남편도 당황할 수밖에 없지.


이미 출장을 다녀와서 작성하는 글이지만 그 당시를 생각해 보면 남편과 양가 부모님께 너무 감사한 마음이 크다. 두 달 뒤면 인생에서 큰 이벤트 중 하나인 결혼식이 있는데 가서 무슨 일이 있을 줄 알고 마음 편히 나를 보냈을까.


내가 다니는 회사는 NGO 중에서도 환자를 직접 치료하고 다른 NGO가 가지 않는 의료적 지원이 긴급히 필요한 의료 사각지대로 가는 곳이다. 그래서 이번 아프리카 출장을 통해 직접 회사가 하는 일을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고 이를 콘텐츠로 담아 대중과 미래 후원자분에게 더 진실된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생각 했다.


한 번 마음을 먹으면 꼭 해내고 쉽게 꺾이지 않는 나를 그 누구보다도 잘 아는 남편이라 그런지, 남편은 며칠 지나지 않아서 조심히 다녀왔으면 좋겠다는 당부와 함께 출장을 허락해 주었다.


그 마음이 고마워서 최선을 다 하고 성장할 것을 약속하고 덜컹 거리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작가의 이전글 출국권고 나라, 니제르에 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