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거야!

by SyaMya

아이가 어린이 집을 다니고 처음 배운 말은 다름 아닌 "E' MIO!"였다.

"내 거야!"

조그마한 하트 모양의 입술로 어린이 집에서 배운 이탈리아 말을 집에서도 쓰니 기특한 상황이긴 한데, 이토록 치열한 생활을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짠하기도 했다.

아이를 데리러 가면 꼭 두세 명의 아이들은 별스럽지 않은 장난감 하나를 가지고 "내 거야!"를 외치고 있거나, 사태가 심각한 날은 밀고 당기는 몸싸움을 하고 있기도 했다. 아직 내가 누군지도 잘 모르는 녀석들이 내 거 좋은 것은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는지... 그러고 보니 어른이라는 우리들도 내가 가진 것으로 판단되고, 또 스스로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으니 '내 거야'를 외치며 다투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 꿈, 이상, 뭐 그런 걸로 그럴듯하게 포장된 어른의 진짜 욕심의 모습이 담겨 있을는지도 모르겠다.

지푸라기라도 집는 심정으로 육아에 대한 불안이 만든 질문들을 포털사이트에 던지다 parlare con i bambini (아이와 대화하기)라는 이탈리아 육아 SNS 페이지를 발견했다. 아이들의 언어 발달과 심리적인 부분에 대한 좋은 내용이 많아 뉴스를 받아보며 꼼꼼히 읽었다. 페이지 운영자가 언어학자이기도 하고 어린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에 유용한 정보나, 읽어 두면 도움이 되는 좋은 책에 대한 소개가 많다.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는 육아를 글로 배운다.

새로 올라온 포스트를 보고 말 그대로 "빵 터졌다"

'아이들의 소유법'이라는 제목으로 아이들이 '내 거야'를 주장하는 근거 여덟 가지를 나열하고 있다.


이건 우리 딸 얘기가 분명하다. 그러고 보니 우리 애가 그렇다고 공감하는 엄청난 수의 댓글이 달렸다. 뭘 봐도 다 제 것이라고 외치는 아이 때문에 ' 이 욕심을 어떻게 다스리나' 싶어서 늘 뜨끔하고 불안했는데, 이 재미있는 글 덕에 '애들은 다 그렇구나' 하며 웃고 나니 아이의 "내 거야!"에 과민하지 않게 되었다. 내 아이는 고유한 인격을 가진 특별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비슷한 마음을 가지고 비슷한 성장을 하는 보통의 사람이기도 하다.

아이의 모든 변화에 필요 이상으로 진지하고 예민한 나는 어쩌면 아이를 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너는 네 것이다. 내 것이 아니니, 남들과 같이 욕심을 품고 좌절을 하며 네 길을 가거라.


아이들의 소유 법

1. 내 맘에 드는 건 내 거다

2. 뺏을 수 있는 건 내 거다.

3. 조금 전까지 내가 가지고 있었으면 내 거다.

4, 내것은 절대, 어떤 경우에도 네 것이 될 수 없다.

5. 내 것 같으면 내 거다.

6. 네 것이지만, 내가 뺏었으면 내 거다.

7. 내가 내 것이라고 하면 내 거다.

8. 고장 났으면 네 거다.


https://www.facebook.com/parlareconibambini/

이전 08화이제 엄마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