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대한민국 청년 성공스토리
내가 스스로를 한국인이라고 외치기 시작한 순간부터 과거에 쪽발이라 불리며 충돌을 피하기만 한 나와 이별했다. 이후 나의 존재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날의 고통을 그저 아프기만 했던 상처로 끝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처세술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저 지난날의 일들을 통해 내 삶을 재조명하고 이를 토대로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고민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20세기 대표 투자가 워런 버핏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의 수준을 돌파하라. 어떤 상황에 있든지 어떤 환경에 있든지 노력 여하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한계를 넓힘으로써 미래로 나아가는 원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나는 처음으로 내게 주어진 환경을 벗어났다. 내게 주어진 운명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서 미래는 천차만별로 바뀐다. 운명이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개척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렇게 지난 상처들은 곧 나를 발전하게 해주는 밑거름이 되었다. 그리고 ‘나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의 상처가 치유되었으면 좋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생겼다.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세상을 정의롭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나 역시 대한민국의 20대 청춘들과 또래지만 무엇이 다르기에 과거를 버리고 미래를 선택할 수 있었을까? 특별히 ‘힘들다’는 고민도 없고 평소에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책까지 쓸 수 있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말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다.
‘내가 꼭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겠다’는 사고방식, 사회에서 무심코 흘려보내는 ‘헬조선, 금수저, 흙수저’라는 용어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뚝심이 있었다. 오히려 그것들이 나를 막는 장애물이라고 느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말을 한마디 하더라도 신중하게 선택하고, 사용할 수 있는 어휘의 폭을 넓히기 위해 항상 독서하는 습관을 가진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이는 내가 살아가는 방식을 크게 바꾸는 데 일조했다. 습관을 바꾸는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크든 작든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있는 사람을 돕고 싶다’는 마음가짐이 뿌리 깊이 내렸기 때문이다.
‘당신은 궁극적인 인생의 목표를 무엇으로 두고 있는가?’라는 어려운 말보단 ‘적어도 나는 이렇게 살아야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보라. 당신이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양치를 하는 것은 분명히 ‘일어나서 세수하고 양치해야지!’라고 생각하면서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 결코 ‘꿈’이라는 것을 의도해서, 억지로 가질 필요가 없다. 쉽게 생각해서 “나는 이렇게 살고 싶어!” 이 마음가짐 하나면 충분하다.
나는 농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물론 원해서 진학한 것은 아니다. 중학교 시절 나의 성적은 밑바닥이었다. 그 당시 담임선생님은 내게 농업고등학교 외에는 갈 곳이 없다고 말씀하셨다. 선생님 말씀에 충격을 받아 나는 그 자리에서 눈물을 머금고 교실로 돌아갔다.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목표가 생긴 것까진 좋으나 현재 나는 부족함이 너무 많음을 이때부터 느꼈다.
그 뒤부터 내 인생에서 ‘도전’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농업고등학교에 입학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교내활동에 모두 참석했고, 학업 또한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 쾌거로 내신 등급은 5등급에서 3등급, 1등급까지 올라가 전교 1등까지 거머쥐게 되었다. 과정에는 분명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그 과정들이 있었기에 부족함을 하나씩 채워나갈 수 있었다.
『당신은 겉보기에 노력하고 있을 뿐』의 저자 리샹룽은 “청춘은 부단히 넘어지고 일어서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분투해야 할 나이에 안정을 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농고에서는 자신이 다니는 고등학교 간판의 평판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인생은 끝났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나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선택했다.
우리는 무언가를 할 때 반드시 그 일을 하게 되는 계기가 있다. 그 말을 한 마디로 바꾸면 ‘전환점’이다. “인생이란 누구에게나 처음이기 때문에 한 번도 안 가본 길을 가는 것과 같아. 그럼 어떻게 해야 원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을까? 다행히 세상은 구석구석에 ‘전환점’이라는 의미 있는 지표들을 숨겨놨어.” 『하워드의 선물』이라는 책에서 나온 구절이다.
누구나 살면서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을 맞닥뜨린다. 때로는 실패나 패배를 맛보았을 때 자신을 비하하거나 아예 포기해버리는 사람도 있다. 허나 삶 속에 숨어 있는 전환점들을 발견해나가는 사람은 남들보다 앞서나가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대학에 들어와서는 전공과 미래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분명히 농업고등학교에서 들어가기 어려운 전공이었지만, 안전함만을 추구한 탓에 들어왔던 내 선택은 머지않아 진로 문제에 부딪혔다. 사실 그 당시에는 학과 동기 중에서도 어쩔 수 없이 성적에 맞춰서 왔거나 정시 때 지원해 보았는데 붙어서 온 케이스도 있었다.
나 역시 그런 부류 중 한 명이었기에 학업, 학과생활은 뒤로 한 채, 자기계발서를 다독하기 시작했고, 자격증, 특강, 세미나에 열심히 다녔다. “인간의 가치는 노력의 양에 따라 결정된다”는 말을 믿었기 때문에 미친 듯이 노력했다. 그 노력이 쌓이면 쌓일수록 타인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나는 글로 표현하는 일이나 동기부여를 해주는 일을 잘했기 때문에 그때 떠오른 것이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멘토링 지도를 하는 일이었다.
‘내가 항공서비스를 전공하고 있으니, 우리 학과 면접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1:1 멘토링과 스터디를 해주자!’라는 영감이 떠올랐다. 이미지 메이킹 부분에선 다소 부족했지만, 고3 학생들의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스토리를 녹여내 ‘스토리텔링’ 해주는 것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강점에 집중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나는 멘티들에게 자신의 0살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두서가 없어도 되니 써보라고 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 담긴 것들을 그 친구들만의 개성을 찾아내 자소서에 녹여내는 작업을 하게 된 것이다. 입시학원이나 인터넷에서 보면 “남들과 차별화되게 자소서를 쓰세요! 내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하는 방식으로 쓰세요!”라는 조언은 많지만 정확히 어떻게 하는지를 가르쳐 주는 곳이 없었기에 고3 학생들도 꽤 답답했던 것 같다.
나도 지속적으로 면접 책들을 보면서 연구하고, 자기계발을 꾸준히 했기에 별 무리 없이 지도할 수 있었다. 말을 직설적으로 하는 탓에 나를 무서워했던 학생도 있었지만, 고민이 있으면 들어주고 독려해주는 일을 끝까지 책임감 있게 해주었다. 그 결과 어떤 친구는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대학의 항공서비스학과에서 진학하기도 했고, 어떤 멘티로부터는 이런 연락도 받았다.
“멘토님! 저 오늘 유명한 강사분이랑 진로부장선생님으로 부터 자기소개서나 여러 가지 조언을 얻었는데 90% 이상 멘토님이 제게 해주었던 말이랑 똑같아서 소름 돋았어요! 어떻게 그 나이에 그리 많은 것들을 알게 되신 거예요? 멘토링 받으면서 입시뿐만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제 인생까지도 되돌아보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때의 멘토링은 내 생애 처음으로 타인에게 직접적으로 좋은 영향력을 준 계기였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토대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면접 관련 책까지 쓰면서 작가로 데뷔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나의 삶은 경험-계기-노력-성취로 이어져왔다. 무언가에 도전하고 성취하는 경험을 해보지 않으면 삶은 무의미하고 지루하게 흘러가버린다.
그리고 그러한 삶은 결코 안전한 삶이 아니다. 언젠가는 다시 자신의 삶을 후회하고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다. 5년 후, 10년 후의 삶이 지금처럼 특별히 만족스럽지 않아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 생각을 바꿔야 한다. 지금 당장, 정말 멋지고 좋은 인생을 살고 싶다고 선언하라. 그냥 저냥 나쁘지 않은 인생보다 최고로 행복하고 멋진 인생을 위한 목표를 가져라.
지금 당신에게 이렇다 할 꿈이 없다고 해서, 진로를 못 정했다고 해서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그저 당신의 감정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다 보면 분명히 경험이 쌓인다. 그 경험들은 당신이 꿈을 정하는 데 있어서 넓은 시야로 바라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당신의 진로를 바꾸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억지로 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억에 남는 전환점 속에서 “이 일을 통해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등 자신에게 묻고 그 답을 얻었다면 변화하겠다고 결단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다른 것은 몰라도 자신의 미래만큼은 수동적인 태도가 아니라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만들어나가자. 그것이 유일무이한 우리 삶에 주어진 특권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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