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이야기

임경선 지음

by 세레꼬레

사실 요즘은 책을 사서 읽지는 않는다. 집에 책을 둘 공간도 부족하거니와 신간을 바로 읽지는 못해도

조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도서관에서 몇달후에 다 읽어볼수 있으니까.

요즘 내게 가장 충분한 자원은 시간이기 때문에 이 시간을 장점으로 삼아 책을 빌려 읽는데.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하는 임경선 님이 북토크 같은 것을 한다고 공지를 올려서

무엇에 홀린것 마냥 북토크 참석 신청을 하고, 나의 요즘 암묵적 룰인 '책 사지 않기' 룰을 과감히 깨버렸다.


그리하여 읽게된 최신작 '호텔이야기'는 곧 문을 닫는 유서깊은 그라프 호텔을 두고 일어나는 5가지 이야기를

엮은 단편소설집이다.


아마도 남산에 위치한 힐튼호텔이 모델인것 같은데, 나 역시도 이 힐튼호텔에 추억이 있어 마음이 뭔가 아련하여 더욱더 이 소설속 배경인 호텔에 대해서 괜히 가깝게 느껴졌던것 같다.


잘나갔던 감독이였지만 이제는 다른 감독의 시나리오를 각색하는 일을 하게된 감독의 호텔 체류기,

영업부진을 타개할 정책으로 마련된 호텔의 낮 시간 대실 상품을 이용하는 불륜스러운 커플,

호텔 메이드 라는 직업을 선택하면서 공고히 구축한 세계가 부숴질 것을 두려워하는 고학력 호텔 메이드,

현실적이지 않은 꿈같은 사랑에 빠진 후 힘들어하는 젊은 도어맨,

호텔의 멋진 피아노바에서 미스테리한 사람과 친구가 되며 겪는 기묘함을 토로하는 개그맨


이렇게 5가지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스토리는 너무 재미있어서 책을 펴자마자 몇시간 안에 금방 다 읽게되었다. 무언가 한가지 아쉬웠던건 소설속 인물들이 다 너무 '설정'이 있어서 약간 어색했다는것.

좀더 평범한 인물들의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 였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해봤는데,

또 비틀어 생각해보면 호텔에서 일어날 일들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임경선 작가를 좋아하지만 그녀는 소설에 있어서는 한계가 분명해보인다.

스토리의 짜임은 재미있고 인물 설정과 인물의 기분이랄까 마음이랄까 공감도 되는 부분은 있지만

소위 이야기가 깊이 휘몰아치는 그런 몰입감을 독자에게 주는 부분은 너무 약해서

에세이 혹은 단편에 한정적인 작가가 아닌가 싶다.


사실 정말 잘 쓰는 소설가는 단편도 엄청 몰입감이 있음을 알고 있기에

더 이렇게 평가가 박해지는건 어쩔수 없나보다.

그럴거면 니가 작가해봐! 라고 누가 말한다면 할말은 없지만 이곳은 내 공간이니까

최대한 내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걸 모토로 하기때문에.


만약 내가 제주도 같은 곳에서 호텔에서 2주 정도 지낸다면 왠지 이 책이 어울릴것도 같고

그 경험을 에세이로 남겨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괜히 그런 생각을 들게했던 책. 나이로 한정짓고 싶지않지만 20대 였더라면 너무나 좋아했을것 같은

생각이 드는건 어쩔수 없는 느낌의 소설집.

이제는 이러한 설정들이 내게 울림을 주지 못하는게 뭔가 안타까웠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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