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구성의 핵심 MD파트 층별 분석
'더현대 서울'에 대해서는 뜯어볼 수 있는 꼭지가 참 여러 개가 되는데 먼저 백화점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MD
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다. 덧붙여 비슷한 시기에 MZ의 귀환을 외치며 오픈했지만 소리 소문 없이 묻혀버린
비운의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리뉴얼에 대해서도 추후에 에세이로서 언급하고 싶다. 아... 롯데도 나름 야심차게 준비했는데 이렇게 묻혀버리다니. 한때 업계 종사자로서 눈물이 앞을 가린다.
MD
먼저 MD라는 용어 자체는 Merchandising(머천다이징)의 약자이다. 의사들도 Medical Doctor라고 말하긴 하지만 이 글에서는 패션과 유통, 부동산 개발에서 쓰이는 MD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다. 보통은 패션기업에서 의류상품을 기획하는 업무를 하는 분들을 MD라고 부른다.
10corsocomo라던지 분더샵 같은 수입 편집샵에서의 MD는 어떤 상품과 브랜드를 select해서 수입할지 정하는 포지션으로서 Buying MD라고 지칭한다. 홈쇼핑쪽에서도 MD의 역할이 있는데 어떤 상품을 팔지 기획하고 업체와 쪼인해서 만들어내는 그런 역할이다.
유통과 상업시설, 부동산 개발 이쪽 업계에서 부르는 MD의 역할도 앞서 패션업체나 홈쇼핑 업체의 역할과 비슷하긴 한데 직접 상품을 기획하는 쪽은 아니고, 대개 상업공간을 기획하고 그 안에 배치를 짜면서 각각 어떤 브랜드를 유치하는 업무를 하게된다. 간단하게 보면 도면을 펴놓고 그 층의 특정 위치에 어느 브랜드를 넣을까를 고민하는게 MD의 중요한 역할이고 브랜드 유치 후에는 매출 추이를 추적하면서 다음 시즌에 브랜드를 그대로 두기도 하고 아니면 위치를 바꾸기도 하고 정 안 좋을때엔 브랜드를 빼 버리기도 하는('스크랩'한다고 한다) 그런 일들을 하게된다. 따라서 백화점에서 MD는 '그림을 짜는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직접 디자인을 하지는 않지만 디자인의 영역과 비슷한 부분이 있고 '지극히 상업적인 디자인의 감각이 있다' 라고 표현하고 싶다. 또한 이쪽 업계에서 MD가 사람을 지칭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MD기획'의 업무를 지칭하기 때문에 'MD를 한다'라는 표현도 쓰는데 이는 컨셉을 정해서 컨셉에 맞추어 평면 레이아웃을 정리하는 업무를 뜻한다. 백화점의 경우엔 상품본부 MD기획 부서에서 전체 기획(점포 컨셉, 층별 컨셉, 평면 레이아웃 등)을 하고 상품본부 각 팀에 뿌려주면, 여성팀/남성팀/명품팀 등 각 팀에서 조닝에 맞게끔 브랜드 유치를 완성하는 형태의 순서로 일이 진행된다.
더현대서울은 우선, 점포 컨셉이 Sound of the Future 이다. 미래지향적인 점포를 염두하고 서울 서남부를 넘어서 서울 전체에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픈 의지가 보여진다. 보통 많이 쓰는 '지역 최고'라던지 '쇼핑1번지'라던지 이런 표현 없이 다소 모호하지만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게 읽혀진다. 이 문구를 보게되면 지하2층의 컨셉추얼한 MD와 타 점포에서 볼 수 없던 과감한 공용면적(동선 및 휴게공간) 및 5,6층의 다소 파격적인 실내 정원 등의 요소가 왜 구성되었는지 이해되는 부분이다. Sound of the Future는 그들(현백)이 하고 싶은 말이고, 나의 뇌피셜로 한번 보자면.
이렇게까지 초기 화제 몰이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중에는 공간적 차별성(SNS에서 효과적인, 압도적 비주얼)도 있지만, 지하 2층을 집중적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해서 소위 3대 명품 유치를 못 한 부분이 많이 상쇄된 점을 꼽고 싶다. 이미지메이킹에 실내정원의 상층부도 한 몫 했고 분수도 한 몫한 부분도 물론. 그리고 그 '이미지 메이킹'이 SNS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어필이 되어 백화점 자체에서 하는 홍보활동 외에 수많은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홍보활동을 해 준것이 주효했다. SNS에서 어필이 되면 마치 지금 그 곳을 꼭 방문해야할 것만 같고..뭐 그런 조바심이 나지 않겠나. 특히나 한국 문화에서는.
전체 백화점의 Vertical MD(수직적 층별 구성)를 층별로 살펴보려 하고 일단은 1층부터.
사실 지금의 더현대서울은 지하층에서부터 훑어야할것 같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메인은 1층 아니겠어.
1F
현대백화점 Floor Guide 전문.
" Exclusive Label.
하이엔드 브랜드와 아트피스가 공존하며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입니다.
더현대 서울만의 럭셔리 큐레이팅을 만나보세요."
우선, 현대백화점의 다른 다른 점포들에 비해 명품 자체 만의 파워는 많이 떨어진다.
안타깝지만 샤넬과 에르메스, 루이비통이 없기 때문이다. 이게 정말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이유.
여의도 상권은 강남 상권 정도의 파워는 아니라 하더라도 그래도 명품을 소비할 여력은 충분하고 더현대 서울에서 뺏어올 수 있는 롯데 명동, 신세계 본점, 신세계 타임스퀘어 고객들을 데리고 온다고 할 때에도 샤에루(샤넬 에르메스 루이뷔통)는 솔직히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갔어야 했는데 어쨌든 오픈할 때에 유치를 못 했기 때문에 당시의 상품본부장과 명품팀 바이어들의 맘고생은 극히 심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현백에서 이 정도 사이즈의 신규 프로젝트를 오픈하는데 샤에루 유치가 안되다니 이건 말도 안 돼! 라면서 종이를 집어던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쨌든 지금 더현대 서울을 지지하는 고객들은 샤에루가 없는 것에 대해서 안타까워하면서도 머릿속에서 그들의 존재 이유를 싹 잊어버린 것 같다. 그건 지하층의 활약, 지하층의 반란 덕분이다.
보통 백화점의 1층은 화사한 코스메틱과 스카프 등의 패션잡화 그리고 명품의 브랜드샵으로 이뤄지는게 오랜 전통인데 더현대서울도 브랜드 구성은 비슷한데 그 매장들이 보여지는 방식에 있어서는 백화점도 아닌, 쇼핑몰도 아닌 약간 애매한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화장품 매장이 정규 매장에도 불구하고 마치 팝업매장처럼 느껴지는데 고객들 역시 이런 부분에서는 적응하는데에 시간이 좀 걸릴것으로 예상이 된다.
화장품 이라는 카테고리의 특성상 백화점 화장품은 특히 약간 나이대가 있는 분들의 반복구매가 많이 일어나고, 보통은 판매원들과 상담도 많이 하기때문에 개별 매장별로 프라이빗한 느낌과 더불어 화장품에 집중되는 그런 구성이 좀 있어야하는데 여의도 현대에서 좀 아쉬운 부분이 1층의 뷰티 섹션인것 같다.
새로움도 딱히 없고 뭔가 화장품과 향수 조닝의 특별함도 판교점 오픈했을때만큼도 없는것 같고. 그리고 덩그러니 놓여있는 집기들은 '아 하다 만건가' 이런 생각이 매우 드는데. 역시 모든 장르에 새로운 시도가 능사는 아닌것 같고, 어느정도 클래식 하게 가져가는게 유리할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게 더현대서울의 뷰티 섹션이다. 매장의 바닥하고 동선의 바닥이 구분이 잘 안되어 있어서 더 그러하고 신세계 강남점이 여름에 매우 빡시게 뷰티섹션을 오픈한다고 하니 그것들을 보면서 나중에 1층 MD개편을 시도하면 어떨지 싶다.
명품은 구찌와 프라다, 버버리, 펜디, 보테가 베테타, 발렌시아가, 생로랑, 몽클레르, 티파니, IWC, 불가리 등의 라인업이 구성되었다. 샤에루 외에도 롤렉스와 까르티에 등도 갖춰지면 좀더 클래식한 명품 라인업이 갖춰지는데 클래식한 명품 라인업이라고 보기엔 뭔가 좀 부족한 감이 있다.
이 조닝의 중심은 구찌와 프라다가 역할을 해주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매장의 비주얼 자체는 그 개방감 때문에 같은 제품을 팔지만 고객에게 전달되는 이미지는 어딘지 모르게 저렴한 느낌을 준다. 명품은 간지가 생명인데,
왜 이렇게 마지막 컨펌이 나게된건지도 의문이다. 다른층에 비해서 공을 많이 안들인것 같은데 어쩌면 브랜드의 컨펌이 늦어져서 후다닥 인테리어 들어가느라 결과물이 이렇게 나온건지도 모르겠다.
(펜디 매장에서 매장 내부와 동선의 구분은 카펫트로 보여주는데 아 뭔가 아쉬워 뭔가...)
분수대 옆 의자 바로 옆에 Studio Swine이라고 해서 180평 규모의 전시공간이 있는데,
사실 내가 방문했을때에도 이 곳의 활성화의 모습은 별로 보이지 않았고 추후에도 계속적으로 전시를 가져갈것
같긴한데 이에 대해서는 정말이지 명확한 컨셉이 필요할 것 같다. 더현대서울에서 비치한 Floor Guide를
보면 1층에서 하이엔드브랜드와 아트피스가 공존한다고 하니, 이 아트피스를 스튜디오스와인에서 보여주는건지도 모르겠는데 어쨌든 지금 임팩트로는 좀 약한것 같다. 예술과 미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고
최근 아트페어에 관한 뉴스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특히 MZ세대의 관심도 뜨거운듯 보인다.
이를 반영하여 백화점과 같은 상업시설에서 아트에 대한 어떠한 공간을 할애하는 시도가 작년부터 지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소득 증가와 더불어 이쪽 시장은 계속 활성화될것으로 예상되는데.
문제는 이를 표현하는 방식, 리테일로 풀어내는 방식에 대해서 고민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1층의 정말이지 금싸라기 땅을 그것도 180평이면 절대 적은 공간이 아니기때문에
운영을 할 계획이라면, 화제가 될 수 있을만큼의 기깔나는 뭔가 전시 등의 프로그램이 같이 붙어줘야
할것 이다. 어설픈 전시를 할 바에는 이런 공간은 없애는게 나을수도 있고,
백화점 내부 기획자들이 의도한 것 만큼 고객에게 '예술의 체험'을 주고 싶다고 해도
의외로 사람들은 이런 공간을 크게 기억하는 법이 없다. 실제로 더현대서울을 인스타그램에서 서치해봐도
studio swine은 본 기억이 없다. 적어놓으니 또 슬프네.
(다음편에 계속)
* 원래는 MD파트에 전 층을 아우르러 했으나 급 지쳐버려서 층별로 살펴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