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 앨봄 지음
대학생 시절에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라는 책을 영어 원서로 친구와 함께 독해하면서
스터디 했던 시절이 있어서 확실하게 기억하는 미치 앨봄.
그의 소설이 눈에 띄여서 도서관에서 빌렸다.
라이프 오브 파이가 생각나서 100% 집중은 어려웠지만(어딘지 모르게 자꾸 비교하게된다)
기억에 남는 스토리인건 분명하다.
타이타닉호를 연상시키는 '갤럭시호'가 출항하게 되고, 그 갤럭시호에는 글로벌한 유명인사들이
여럿 타고 있는 상태였다. 허나 폭발사고로 인해 갤럭시호는 침몰하고 구명보트에
열명 남짓 겨우 살아남는다. 이들이 삼일째 표류하던 날, 바다에서 한 남자를 구해내는데
이 남자는 자신이 신(주님)이라고 주장한다.
이 소설은 갑판원이였던 벤저민의 1인칭 시점에서 구명보트에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존기를
그려내고 있다. 그가 애너벨 이라는 자신의 부인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왜 배가 침몰했는지, 누가 배를 폭파시킨건지, 살아남은 인물들은 각각 어떠한지
자세히 그려지지만 정작 이 소설에서 중요한건
신과 벤저민과의 대화였던것 같다.
신은 말한다. 죽음에서 슬퍼하기보다는 그 죽음을 계기로 죽은 당사자와의 관계를 통해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떠올려보라고. 오히려 죽음 보다, 그 사람이 세상에 왔다갔던 의미를
생각해보라는.
사실 늘 죽음을 통해서 슬퍼하기에 바빴지, 그 혹은 그녀가 세상에 머물렀던 이유와 의미를
생각해보는건 사실 쉽게 생각하는 접근은 아니였는데 나 또한 소설의 이 대목에서 내 주위에서
떠나갔던 이에 대해 그가 세상에 머물렀던 의미와 행복했던 순간에 대해서 곱씹어 보게 되었다.
단절과 이어짐, 이렇게 순간을 잘라내듯이 박제시키지 말고,
흘러가는 흐름대로 그저 순간을 받아들일것. 그리고 너무 사사로이 고뇌하며 감정에 엉겨붙지말고
떠나보낼것.
그것이 삶과 죽음에 있어서 가장 좋은 인간의 태도일지 모르겠다.
나는 신을 믿지 않기에 완벽하게 이 책에 녹아들수는 없었지만
나름 흥미로웠던 소설이다. 반전의 재미도 있으니.
종교를 갖는 사람이, 특히 기독교 신자라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법한 소설이다.
난 이 책을 10월에 읽었는데 리뷰가 너무 늦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