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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레꼬레 Nov 25. 2023

사생활들

김설 지음

아마도 5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한때 직장생활을 열심히 하다가 지금은 더 이상 출퇴근을 하는 직장생활은 

하고 있지 않는, 그리고 자녀와 남편이 있는 그러한 여성 작가의 에세이를 읽게 되었다.

작가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었고, 신간 코너에서 그저 제목에 끌렸고, 사실 김설이라는 이름이 왠지

뭔가 있어 보여서 그래서 고른 책이었다.


생활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담은 에세이들인데, 

꽤나 대담하게도 자신이 가졌던 콤플렉스 같은 것들,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고 숨기고만 싶었던 사실까지도

담담하게 글에 담겨있어서 그 대담성에 새삼 놀랐다.


나는 꾸준히 글을 쓰고 있지 않지만, 어쨌든 독서를 하게 되면 그 독서의 증거 같은 느낌으로

이곳 브런치에 짤막하게 책의 리뷰를 적곤 하는데.

요즘은 그마저도 게을러져서 책은 읽었는데 리뷰를 안 적은 책들이 쌓여가고 있는 중이다.

어쨌든, 너무나 솔직하게 글을 쓰고 싶다가도

왠지 이렇게 글을 쓰면 욕먹는 거 아닌지, 명예훼손으로 고발되는 거 아닌지

등등 이러쿵저러쿵 생각들이 앞서서 


다소 솔직한 성격을 자부하는 나였지만, 글들에 대해서는 약간의 코팅막이 덧씌워지는걸

어쩔 수 없다고 용인하곤 했었다.


김설 작가의 사생활들에서 작가의 솔직한 고백들을 보면서,

난 이런 느낌으로 글을 쓰지는 못하고 있구나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에 대한 얘기를 해야 하는데 또 이렇게 내 얘기만 하고 있구나.

작가의 단단하고 꽉 찬 내면세계를 엿보는 것이 재미있는 책인데.

한편으로 작가가 힘든 고비고비를 꾹꾹 견뎌가며 살아온 것에서

약간은 먹먹한 감정 또한 느낄 수 있다.


역시 나이를 들어가면서 드는 생각은,

각각 한 사람의 인생 중에 쉬운 인생은 단 한 개도 없다는 것이고

그리고 그 인생의 색깔도 다들 너무도 달라서

섣불리 남을 판단하는 건 참으로 위험한 일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내용은 아닌데, 난 역시 이러한 생각을 굳히고 있다.

이 또한 이렇게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이 책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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