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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레꼬레 Dec 01. 2023

샐러리맨아트컬렉터

김정환 지음

나는 기본적으로 미술을 좋아한다.

내가 왜 미술을 좋아하는지 곰곰히 생각해본시절이 있었는데 결론은

비주얼에 내가 꽤나 약하다는 것이 결론이였다.

시각적인 자극이 내게는 큰 영향력을 끼침에 따라,

일단 '예쁜것'을 무조건 좋아했다. 심지어 사람마저도 '이쁜'사람을 좋아하는 편이여서,

내가 동성애자도 아닌데 학창시절 친구들은 대개 이쁜 편이였다.


부모님 또한 미를 중시하셨기에 이런건가 왜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것이 조각이든 그림이든 꽃이든 나무든 무엇이든간에

비주얼적인 조형미와 심상, 느낌 모든것에 있어서 '아름다움'이 내 아이덴티티였고

심지어 이제 내 개인 사업을 할 시점에 이른 지금도 내 뿌리는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세상에 퍼트리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중요하다는둥 이런 얘기는 맥락은 이해하지만 

내게는 약간 부차적인 얘기인것 같다.

사실 내면의 아름다움은 이성적 영역인것 같고 외적인 아름다움은 본능의 영역 같은데

난 본능의 영역이 발달한 사람이라서.


이제는 조금 나이를 먹어서 내적인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외적인 아름다움과의 조화는

어떠한 것인지를 약간은 깨닫고 있지만 여전히 나는 '이쁜것'에 끌림을 부인할수가 없다.


어쨌든 이러한 나의 성향으로 인해 그림은 늘 불호가 아닌 '호'였는데,

늦깍이 아트 컬렉터를 꿈꾸시는 네이버 블로그 이웃님을 통해서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일하셨지만 젊은시절 미대에 진학하고 싶어했던 작가는

금융일을 하면서도 꾸준히 그림에 관심을 두어 결국엔 컬렉터로서의 제 2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가신 분이다.


사실 나는 컬렉팅에 큰 관심도 없고, 그림을 수집하는 것에서 큰 희열을 느낄 것 같지도 않지만

이 책을 보면서 취미를 정교하게 만들어가는 한 사람의 집념에 감동했다.

처음엔 실수도 많이 하고, 나중에 구입을 후회하게 되는 그런 선택들도 하게 되며

자신만의 선택 기준을 갖기전에 우왕좌왕하는 시선의 오류 등도 겪게 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실수들이 쌓이면서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컬렉터로서의 역량.


난 그림을 소장하는 것이 마치 새장 속에 새를 가두는 것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림은 미술관에서 모두에게 공개되는 것이 좋다라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하지만,

어쩌면 아직은 나 혼자서만 즐기고 싶은 그림을 못 만나서 그럴수도 있겠다.


이 책에서 알게된 박생광 작가의 인생이 어딘지 서글펐다.

강렬한 박생광 작가의 작품들은 나의 취향은 아니였지만,

그의 인생은 너무나 절절해서 마음이 아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붓을 놓지않는 예술가의 삶이란.


안락한 삶을 사는 사람보다 개인으로서는 힘들고 처절하게 삶을 이어간 작가들의

작품들은 왠지 더 애잔하고 동시에 강렬하다.

참 모순이 아닐수가 없는데, 

인간은 안정되면 더이상의 '동력'을 잃어버리게되는게 맞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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