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 김하나 지음
두 저자의 지난 에세이를 무척이나 흥미롭게 읽었던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이 책을 고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제목에서도 나왔듯이 '퀸즐랜드'가 있는 호주로 떠난,
정확히 얘기하면 호주 퀸즐랜드 관광청에서 그들을 초대해서 다양한 액티비티와 다양한 지역을 직접
여행하고 그 여행 수기를 엮은 책이다.
허나, 무언가의 후원이 오히려 약간은 족쇄처럼 작용하여
그 두 저자 특유의 자유로움이 조금 상쇄되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다.
관광청에서 엮어준 액티비티를 해야만 했고, 또 며칠 머물다 또 다른 도시로 이동해야만 했으니까.
글에서 어떤 압박감이 느껴진 건 아니지만 약간은 일정을 따라가는듯한
그리고 그 일정을 어느 정도 기본 수준 이상은 자세하게 묘사해야 하는 듯한 묘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호주는 내가 아직 땅을 밟아보지 못한 대륙 중 하나인데(남미, 남극과 북극 외에 호주 대륙이 남아있음)
이 책의 글만 읽어도 호주만의 따뜻한 햇살과 귀여운 동물들과 신선하고 싱그러운 과일들이 머릿속에 아른거린다. 물론 그 모습들은 해변가에 위치한 카페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생각하는 모습들로
자동 연관되기도 하고.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의 특유의 나른함과
햇살이 내리쬐는, 때로는 정수리를 뚫어버릴 것 같이 직사광선이 넘실대는 그러한 태양을 가진 도시들의
바이브를 사랑하는 나로서는, 이 책은 짧은 휴양 여행이었고
특히나 코알라를 묘사할 때에는 나 역시도 코알라의 엄청난 팬이기 때문에 마음이 몽글거리는 기분을
멈출 수가 없었다.
왠지 이 작가들과는 이질적이었던 베르사체 호텔의 분위기도 흥미로웠고,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 적힌 keep the sunshine은 누가 만든 문장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나 잘 만든,
결코 잊히지 않을 법한 그런 문구인 것 같다.
브리즈번 공항의 출구에 적혀있다는 keep the sunshine으로 기억될 호주에
나도 언젠가 방문해 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