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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레꼬레 Jan 10. 2024

베를린 일기

최민석 지음

새해의 다짐이라는 것이 이토록 가볍고 허망한 것이였을까.

1일 1글쓰기를 해야겠다고 맘먹고 있었지만 역시나 1일 1글쓰기는 쉽지가 않았네.

어떤 형태가 되었든 글쓰기의 영역에 속하는 도서 리뷰로서 1일 1글쓰기의 할당량을 채워본다.


나의 요즘 시기에 한 줄기 빛이 되어가고 있는 송파도서관에서 2023년 연말에 재미있는 이벤트를

열었다. 도서관 이용객들의 각자 스스로의 2023 도서추천 댓글달기 이벤트였는데 흥미로운책, 감동적인 책, 나를 바꾼 책, 웃음가득한책 뭐 이런 분류로서 의견들을 받아보는 것이였다.


그 게시판에서 알게된 책이 바로 소설가 최민석 작가의 '베를린 일기'였다.

너무 웃기다는 평에서 일단 맘에 들어서 냉큼 빌려서 나도 읽어보았는데,

역시나 추천인의 추천이유에 들어맞는 그야말로 '너무 웃긴' 책이였다. 


하지만 내가 생각할때 가장 고난이도의 재능이 바로 이 '웃긴'것이기때문에

웃긴 이야기 혹은 웃긴 감상만으로 책 전체를 이끌수는 없고,

작가 특유의 문체와 더불어 관찰력이 베이스가 되어 살짝씩 유머가 묻어나오기에

이 책은 웃기고 재미있다.


유머와 더불어 흥미로웠던건, 작가의 베를린 체류의 나날들이였는데

자연스레 나의 밀라노 체류의 나날들과 오버랩되면서

나도 그때 당시 하루하루 일기로 기록해둘걸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땐 스마트폰도 없었고, 지금처럼 youtube 등이 대세를 이루던 시절도 아니여서

사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집에 와서 심심해 하던 적도 꽤나 많았었는데.

심심하면 두오모 광장 쪽에 있는 zara 매장을 둘러보는게 취미였는데,

그 취미는 사실 그다지 건설적인 것도 아니고 그냥 시간을 때우는 느낌이여서

지금 생각해보면 밀라노 시내를 여기저기 쏘다니는게 백번 나을뻔 했다.

그땐 왜 그러질 못했나 라는 생각도 종종 한다.

뮤지엄이든 성당이든 종종 둘러볼걸 하는.


어쨌든 내가 방문하지 못한 도시 베를린에서,

약간은 황량하고 드라이한 독일의 도시에서 

다소 긍정적인 저자의 하루하루 체류 및 분투기는

이국적인 체험을 대리만족시켜줌과 동시에

역시나 또 그곳에서 만났던 사람들(친구들)을 통해서

그래도 따스한 온기를 채울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 흐뭇하다.


이 책을 읽어보면 작가는 편견 등은 별로 없어보이고 꽤나 오픈마인드이고

비관적이기보다는 현실을 바로 수용하고 그래도 긍정적인 편 같은데,

이는 외국 생활을 함에 있어서 아주 서로 잘 맞는 그런 태도인듯 하다.

어쨋든 하루하루의 기록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이 책으로 2023년 연말과

2024년 연초를 열 수 있어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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