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연 지음
너무 인기 있는 소설이어서 꽤 오랫동안 도서관에서 예약순서를 기다리다가 읽게 된 소설인데,
반전이 대단하다는 지식만 갖은 채로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이틀 만에 다 읽었는데 흡입력이 꽤나 강력한 그런 추리소설이다.
주인공은 40대의 남자선생님.
그리고 이 선생님이 담임으로서 지도하는 반에 있는 다현이라는 소녀와 불륜관계이다.
다현이가 학교에 찾아온 밤,
갑작스레 다현이는 죽은 채로 발견되고 죽은 다현의 시체를 선생님이 호수에 던지면서
소설은 시작한다.
소설의 배경에 등장하는 등장인물이 그리 많지도 않다.
그래서 사실 다현을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자꾸 생각하게 되는데,
나는 이러한 류의 소설에서 종종 써 먹히는 트릭인
'화자가 범인이다'라는 생각을 사실 처음부터 했었는데 일부는 맞았고 일부는 틀렸다.
어쩌면 단순한 배경 설정,
하지만 단순하지 않은 인간의 심리묘사가 대비되어 이 소설은 재미있다.
몇 안 되는 인물들을 왔다 갔다 용의자 선상에 올려놓다가 다시 (스스로) 리스트에서
지우다 보면, 범인은 대략적으로 윤곽이 나오게 되어있으니.
그리고 주인공의 심리가 상세하게 묘사되는 부분이 이 소설을 전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흥미로웠다. 뭔가 자신의 결혼생활에 이골이 난,
다현이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살아있고, 한편으로 경찰에게 의심받으면서
시시각각으로 커져가는 불안감과 긴장감 등에 대해서 독자도 그 변화의 델타값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결말은 놀라웠지만 놀라움과 동시에 또 놀랍지 않았고,
결말의 반전이 이 소설의 백미라기보다는
범죄를 일으키는 자의 심리묘사에 독자도 일체화되어 움직이는 '심리의 변화폭'이
이 소설의 진정한 '묘'라고 생각한다.
잠이 안 오는 새벽에 너무나도 어울리는 소설로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