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용 지음
조수용 작가에 대해서는 나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글도 쓰고, 인터뷰도 하고 했어서 더 설명할 것이
없다. 내가 이 분을 주시한 이유는, '디자이너 출신'으로서 기획의 성과물들도 너무 좋았고,
그로인해 브랜드의 디렉터 활동도 제대로 했고(네이버, 이후 카카오 등) 이후에는 자신의 회사도 차려서
매거진B도 출간하고 F&B 식당들도 런칭해서 운영하는등 다방면으로 활동했기에 한국에서 이만큼의 결과물들을 내놓으면서 자신만의 담론도 펼칠수 있는 사람은 몇 안되었기 때문이다. 몇 안되는게 아니라 사실
이 분외에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
나도 사실 이런일들을 해보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브랜드를 만들고 전개하고 그 브랜드의 철학을 여러가지 영역에 걸쳐서 펼쳐내는 일들.
눈에 안 보이는 철학을 밑바탕에 뿌리깊게 깔아놓고 눈에 보이는 것들을 단순하게 전개하는데,
그 전개가 또 대중에게 어필이 되어 상업적으로도 성고하는 그런 꿈같은 상상을 종종 하곤한다.
퇴사 후 뭔가 작업을 하거나 해놓은게 몇년째 아무것도 없어서 요즘 작게라도 뭔가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하는 찰나,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일에 대해서 갖는 태도와 일은 어떻게 진행하고 결과를 맺는것이 좋은지에 대해서
조수용 작가만의 생각을 명료하게 풀어낸 책인데 몇 구절은 매우 내게 와 닿았다.
감각에 대해서 감각은 길러지는 것인지 주어지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디자이너로서의
자신을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잘 풀어놓았고 감각을 포함해서 일을 어떻게 바라보면
좋은지에 대해서도 자신의 경험들을 토대로 쉽게 설명해주었다.
나의 회사생활을 돌이켜보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불평과 불만은 많으면서
작업 자체에 대한 진정성은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일을 대하는 마음의 깊이와 불만 횟수는 반비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거 욕할 순간에 하나라도 더 생각해보고 행동해보고 하다보면, 좋아지는 경우도 더러 생기는데
불만을 갖는것과 불평을 하는 것은 너무 쉽기 때문에 그런것일수도 있고
열정을 오랫동안 간직한다는건 거의 말이 안되기 때문에 그런것일수도 있고
아니면 회사 외의 생활이 너무 피곤해서 체력이 이미 동났기때문에 무기력할 수도 있고
경우의 수는 여러가지이지만 1원이라도 남의 돈을 받는 사람이라면 그는 이미 '프로'이고
프로는 일정하게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그생각은 회사를 다닐때에나 방구석 키보드 워리어 생활을 하는 요즘이나 변함이 없다.
돈의 액수가 중요한게 아니라 이미 연봉을 계약하는 사람이라면,
그 계약의 무게에 따라야한다는게 단순한 내 생각이자 신조.
프로 축구선수가 감기에 걸렸고 강아지가 아프고 여자친구가 연락이 안된다는 이유로
경기에 불참하거나 패스를 안한다거나 슛팅을 못한다는건 좀 너무 짜친다고 본다.
그는 프로가 아닌거지.
뭐 이런 논리로 직장을 생각한다.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억대연봉이든 간에.
조수용 작가 역시 진정성을 얘기하고 조건이 좋든 안 좋든간에 어떻게든 일의 결과를
만드려고 하다보면 일은 성과가 나고 생각했던 결과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얘기를 한다.
어찌보면, 쉽게 포기하지 않는것.
그것이 일의 전부일지도 모르겠다.
일에 대한 감각을 기르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결국 일을 어떻게 바라보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로 끝맺음을 하는 책으로서, 맘에 드는 몇구절의 캡처 사진을 올리면서 이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