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여지껏 읽었던 일본 작가의 소설중에 가장 일본 느낌을 주는 소설이였다.
배경의 묘사, 주인공과 여자친구의 뭔가 선을 지키는 듯한 연애의 모습,
그리고 엔딩까지.
전체를 다 보여주지 않고 부분부분 보여주다가 가끔 전체를 얘기해주다가
또 토막토막 장면들을 보여주는 듯한.
직설적이지 않고 은은하게 스토리를 끌어가면서
장면이나 배경, 등장 요소들의 묘사의 풍부한 설명으로 인해
소설 전체의 밸런스는 매우 깔끔하고 고급스러움까지 주는 듯하다.
나는 특별히 일본의 색이나 맛, 배경을 좋아하거나 하진 않는다.
뭐 싫어하지도 않지만 그냥 큰 생각은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모처럼 일본에 체류한것 같은 그런 느낌 받아서
즐거운 독서경험이였다.
주인공 남자는 40대말, 50대 초(아마 소설에 나왔던 것 같은데 약간 헷갈림)이고
자신만의 싱글 생활을 알차게 이어나간다.
그가 이혼을 하게되면서 도쿄의 오래된 주택에 세를 내고 들어가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잔잔하고 아름답게 비춰져서,
잠깐이나마 도쿄에서 나도 체류한것 같은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특히 주택에 대한 세부묘사가 남달라서 찾아보니 작가가 한때 건축가가 되기를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라는 소설로 유명해졌고 그 소설 역시 건축사무소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다.
요즘 드는 생각과도 닿아있지만, 일상을 가꿔나가면서 스스로에 대한 주체성을 잃지않는것이
남들 하는 것 보면 참 쉬워보이는데 내가 막상 하려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이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는 모습에서 왠지모를 위안을 느낀다.
어딘지 모르게 영화 "퍼펙트 데이즈"도 생각나게 하는데,
일본이 배경이여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제목처럼 우아함이 전반적으로 감도는 묘한 느낌의 소설로서,
일상을 잔잔하게 즐기시는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