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상업시설의 딜레마
최근 눈에 띄는 뉴스가 하나 있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식품관 천장에서 물이 새서 난리가 났다는.
한국인에게는 잊을래야 잊혀질수 없는 공포였던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도 있었기때문에,
이거 신세계 강남점 건물 이상 있는거 아닌가 하는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사건이였다.
사건과 관련한 기사들을 살펴보면 이러하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2시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 천장에서 물이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벌어진 천장 틈 사이로 다량의 물이 매대 위로
쏟아지는 가운데, 손님들이 대피하고 직원들이 물건을 옮기는 모습이 보인다. 이날 소동으로 별다른 인명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다. 신세계백화점은 사고 직후 해당 수퍼마켓의 문을 닫고 배관 교체 및 점검 작업을 진행
했다. 13일에는 다시 문을 열고 영업을 재개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노후 배관으로 인한 사고로, 피해액 규모는 집계되지 않았다”며 “현재는 보수가 이뤄져 문제없이 영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소동이 벌어진 백화점은 사유지라 상수도사업본부의 관리·점검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가만 생각해보니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개점은 나무위키에 따르면 2000년 이라고 나오는데 그 즈음은 맞는것 같고, 확장등을 통해서 백화점과 센트럴시티 상가 등을 통합흡수하여 작년 매출이 약 2조에 이르는 국내에서
No.1 백화점이다. 한국에서 백화점의 최고봉은 롯데백화점 명동점이였는데 그러한 몇십년 1위 찍은 롯데 명동을 결국엔 신세계가 꺾었다는것도 대단했고, 고급화 부분도 그렇고 유동인구, 판매액 뭐 모든면에서 뛰어난 백화점이기때문에 저 물난리 영상은 가히 충격적이였는데.
작년에 한참 회사를 열심히 다니던 시절 내가 다니는 백화점의 미래전략TF 업무를 하느라 안하던 서치를
막 돌려보니 쿠팡의 년매출이 17조였나 이랬는데 한국의 빅3 백화점의 매출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서
이 오프라인 쇠락, 온라인 성장의 흐름이 가속화 되면 됐지 절대 바뀔수는 없겠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했었다.
생각해보면, 크리스마스 이런시즌 백화점을 생각하면 사람들로 바글거리고 너도나도 선물을 하나씩 사는
그러한 모습이 그려지는데 그 빽빽한 사람들로 가득찬 백화점인 롯데 명동이나 신세계 강남을 15점포~17점포를 굴려야만(그것도 상대적으로 국토가 좁은 한국에서!) 쿠팡 한해 매출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조단위 매출이 확실히 나오는 곳은 2곳이고 롯데 명동과 신세계 강남. 그리고 롯데 잠실과 현대 판교가 1조 비슷하게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곳인데...이 점포들을 모두 합쳐도 쿠팡의 4분의 1정도 되는 것이다.
게다가 오프라인 백화점의 특성상 영업을 하고 있는 건물은 계속 노후화가 진행되어 아무리 열심히 청소하고
관리한다고 해도 신강의 사례처럼 배수관 터지고 이런것까지 완벽하게 막아낼 수는 없는것 아닌가 싶다.
그렇게 명품들로 꽉 채우고 외장재, 마감재 고급화해서 인테리어 리뉴얼을 한다해도
저 몇 초 안되는 물난리 영상 하나로 '고급화' 라는 단어는 고객들 머릿속에서 지워지는거 아닌가.
오프라인은 시간과 공간을 함께 다루기때문에 '시간'을 보낼수 있는 곳이여서 매력적이다가도
그 '시간'이 안전하지 않다라고 여겨질때엔 가차없이 돌아설수 있는 그런 곳 아닌가 싶고.
역시 이러한 제약들때문에 온라인의 장점이 더욱 부각될 수 밖에 없나싶다.
무제한의 확장성을 가지고 있고, 24시간 영업을 하고, 판매사원 관리 따위는 필요하지도 않고,
서버만 안 터지게 지속적으로 관리해주고 사이버 보안 및 고객데이터 안전하게 만드는 부분에 신경써주면
굴러가는데에 문제가 전혀 없다.
아, 내가 그 쿠팡 매출 보면서 아무리 big3여도 이건 못 잡겠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이러한 산업군에 종사해봤자 오히려 머리만 더 퇴행하겠다라는 생각 끝에 퇴사를 하게 되었는데
(정확히 말하면 퇴사의 이유중에 쇠락하는 산업군에 더이상 있고 싶지 않아서 라는 생각이)
이번 물난리 사건을 보면서 내 판단이 맞았음을 새삼 확인했다.
메타버스의 공간에서 놀게된다는 미래인데
우리는 여전히 배수관 물난리를 경험하고 있다, 그것도 한국 최고의 백화점 이라는 곳에서.
이 아이러니란.
그리고 이번 물난리로 난리났을 신강 담당자분들께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
얼마나 혼쭐 났을까 싶네.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