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잠실점 제타플렉스 리뉴얼
한때 부동산 상업시설개발과 백화점 신규개발사업부에 있었던 짬때문인지 왜때문인지
암튼 새로운 shop이 오픈했다고 하면 궁금하기도 하고, 또 이 곳은 집에서 멀지 않기도 해서 여차저차
다녀왔다. 방문기라고 적었지만 사실 한 10분정도 슥 훑어본게 전부이니 방문기라고 적기도 조금 애매하지만.
기본적으로 오프라인 유통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굉장히 차가운것 같다.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이제는 '장점'이 별로 보이질 않는다고나 할까.
엄청나게 빨리 타자기를 칠 수 있는 실력을 가지 속기사라고 하여도 이제는 그 능력을 발휘할 곳이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것처럼.
오프라인 유통은 '먹는것' 외에는 이렇다할 체험적 요소를 줄 수 있는 부분이 너무나도 없어졌기에,
그리고 이제는 상품에 대한 궁금증이나 정보 이 모든 것들이 온라인에서 훨씬 더 풍부하게 접할 수 있어서,
더이상 오프라인 유통을 개발하거나, 부동산 상업시설 기획을 하거나 하는 부분에 대해서
회의적이랄까. 뭐 나는 그렇다. 더 이상 개발할 가치를 많이 못 느껴서, 그래서 회사를 나왔으니까.
(라고 말은 하지만 사실은 정녕 쉬고 싶었다)
서론이 길었네.
유명 인플루언서 희재홀릭의 희재님의 인스타피드를 보고선 롯데마트 잠실점이 리뉴얼 후 이름을
제타플렉스로 바꾸었다는것도 알게되었고 1층에 꽤 큰 규모의 와인창고(보틀벙커)를 오픈했다는것도
알게 되었다. 여기서 시사점이 몇개 있는데...
1. 모든 점포의 1층은 가장 임대료가 비싼 곳
- 즉, 1층에서 무조건 지하든 2, 3층이든의 임대료 수익을 커버해줄수 있을만큼 수익이 나와줘야만
어떤 종류의 상업시설이건간에 유지가 쉬워진다는것.
1층이 수익을 잘 잡아줘야만 그 수익을 바탕으로 뭐 돈이 안되더라도 재미난 기획을 상층부나
지하에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세계 모든 백화점의 1층은 대부분 화장품과 선글래스 등이 차지한다.
화장품은 3평~5평 매장에서 월평균 3천만원에서 잘 나올땐 1억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온라인 제외하고도 잘나가는 브랜드라면 월 5천만원 정도의 매출은 가능하지 않나.
2. 롯데마트 잠실점은 수많은 리뉴얼을 거친 곳
- 이 얘기인 즉슨, 그 무엇으로 고쳐놔도 신통치 않았다는 것의 반증.
보통 기획을 새로이 해서 돈을 들여 인테리어와 집기를 바꾸고 브랜드를 모셔오고 해놔도
매출이 안 터지면 몇년 지나지 않아서 또 기획을 하고 리뉴얼 하고 하는것이 수순인데
내가 알기로도 롯데마트 잠실점은 뜯었다 고쳤다 하기를 정말 여러번 했던것 같다.
이 곳은 롯데 그룹에게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곳이지만 마트의 포지셔닝이 참 애매한 곳이여서
뭔가 아이디어는 많이 냈지만 정작 결과물 수확에는 몇년간 실패하지 않았나 싶은 그런 곳이다.
마트는 주차가 편해야하는데 여긴 그런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백화점도 아니고 쇼핑몰도 아니고
사실 이곳의 마트 주위에 쇼핑몰 백화점 롯데월드 면세점 모든게 다 있어서
이곳의 마트 기능은 약간 애매하다.
어쨌든 이 두가지 시사점을 생각하면서 보틀벙커를 둘러보았는데
와인은 한 병당 객단가가 높기때문에 매출은 많이 나올수 있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글쎄..약간 물음표이지만
어쨌든 롯데는 와인을 직수입하는 자회사도 가지고 있고 하니까 뭐 알아서 하겠지라는 생각도 들고.
아직까지는 이 기획이 괜찮게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방문했을때 젊은 사람들도 꽤 있었고, 얼마 돈을 내면 시음을 할 수 있는 그런 부분도 이용객이 있었고
그전에 수많은 리뉴얼과 수많은 기획들을 했을때
약간 타구가 안 맞아서 홈런한방이 없었다 라고 한다면
지금은 홈런까지는 아닌데 계속 2루타, 3루타 이렇게 안타가 맞아들어간것 같다고 해야하려나.
코로나가 2년째 우리의 삶을 잠식하면서, 맥주보다도 와인이 의외로 삶의 여러순간에 깊숙하게 침투했는데
그러한 트렌드가 하루아침에 사라질것 같지도 않고 또 요즘 와인을 싸게 구할수 있는 곳이 있으면
멀더라도 막 찾아가는 그러한 트렌드도 있는데다가 약간 '시음과 경험'적 요소가 나쁘지 않은 신선함이 있다.
와이너리까지는 아니지만 약간 와이너리의 시음 같은 느낌이랄까.
신문에 나온 기사를 보면 3일간 매출 6억을 찍었다고 하니, 소비자 반응은 괜찮은 것 같다.
수많은 고민끝에, 그리고 막상 큰 돈은 안되는 기획이였을텐데 이 기획안을 승인할 수 밖에 없었던
임원진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이번엔 왜 실무자가 아니라 임원진에게 박수를 보내냐구?
이런 기획은 왠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승인하기 어려운걸 너무 잘 알기때문에.
아이디어야 백만가지 낼 수 있다.
실현해서 만들어내는거, 그게 사업이다.
덧붙여 보틀벙커가 1년은 살아남길 바란다.
몇년뒤 또 사라져 있으면 뭔가 슬플것만 같은 느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