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롯데백화점 방문기

#1. 이곳은 갤러리가 아닙니다.

by 세레꼬레

2021년 여름에 오픈한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롯데그룹이 야심차게 신규 오픈한 백화점이기도 하고, 더현대서울(여의도)와 견주어 손색 없도록 엄청나게 노력한듯한 그런 백화점이다. 또한 굉장히 인구구성이 젊고 활동적인 동탄이라는 신도시에 이렇다할 쇼핑시설이 없었는데 제대로된 사이즈와 MD구성을 보여주는 백화점이기에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은 곳이기도 하다.


먼저 이곳이 오픈하고 약 3-4개월 후 10월말쯤에 혼자 SRT를 타고 수서역에서 10분밖에 안 걸리는 동탄역에 가서 기차역과 연결된 롯데백화점을 가보게 되었다.

아무래도 오픈을 막 할때엔 프로모션도 많이 하거니와 업계 사람들도 많고 고객들도 많아서 뭔가 정신없기때문에 오픈후 약 2주일 후라던가, 아님 아예 몇개월 후를 선호하는 편이다. 적어도 3개월쯤 지나면 백화점의

진짜 민낯을 만날 수 있기때문에. 즉, 강한 섹터 약한 섹터 다 티가 나게 된달까. 더이상 프로모션과 호기심만으로 고객을 끌 수 없는 시점이 3개월 이후가 아닐까 싶다.


어쨌든 약간의 두근거림과 설레임을 베이스로 깔고 유유히 아침 10시반즈음에 동탄역에 내려서 롯백에 도착했을때 느낌은, 이 어쩔 수 없는 '신도시 입지'의 뭔가 인공적인 허전함에 대한 것이였다. 주변에 아파트는 물론 있지만 인프라가 약하고 덩그러니 큰 매스 덩어리인 백화점이 턱하니 자리잡고 있는 그 모습.

예전에 나도 주상복합의 저층부 상업시설 기획(그림그리기)도 여럿 검토한적이 있어서 이러한 구조는 낯설지는 않은데, 어쨌든 백화점의 건물이 있고 백화점 소속이지만 따로 레스토랑을 떼내어서 주상복합 1,2층에 배치한 모습(쉐이크쉑, 한국인의 밥상 등. 최불암 아저씨의 한국인의 밥상이 한식 레스토랑으로 탈바뀜하고 있을줄은 몰랐는데 신선했다)은 동탄인들에게 '새로이 가족식사 갈만한곳'으로 자리매김할지 아니면 백화점의

트래픽과 따로 놀게될 안타까운 구성이 될지 그건 내가 거주민이 아니여서 잘은 모르겠지만, 살짝 트래픽이

좀 걱정이 되긴 했다. 아, 이런 쓸데없는 남걱정. 하지만 나도 업계에 있었던지라 매출이 걱정되는 거겠지.


KakaoTalk_20211108_121645058.jpg 롯데백화점 동탄점 외부 식당가 (쉐이크쉑)
KakaoTalk_20211108_121852943_23.jpg 롯데백화점 동탄점 외관


이제 드디어 모든 상업시설에서 가장 눈여겨봐야할 1층에 들어왔는데.

"엥?"

미니멀리즘은 나 역시도 좋아하는 디자인 사조이고 패션도 미니멀한것들 꽤나 좋아하는데

백화점 1층에서 느껴져야할 '활기'측면에서 활기는 없고 오히려 조금 을씨년스러워서 놀랬다.

더현대서울(여의도) 역시 1층이 다소 휑하긴하지만 을씨년스러운 느낌은 아니고 동선이 좀 넓고

뷰티 매장이 집약되기보다는 퍼져있고 미술품과 분수 등이 조화된 모습이였는데,

롯데 동탄의 1층은 약간 뭔가 건드리다만 느낌이 나서 이걸 의도한거라면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분위기라는게 한끗차이로 멋있어지거나 아님 별로로 느껴지거나 하는데, 뭔가 미니멀한 갤러리 느낌을

내고 싶었던 의도는 읽혀지나 쿨하고 힙하고 이런 느낌이 아니라 휑함이 느껴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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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실거리는 파도 그래픽의 비주얼 기둥은 멋있었고 1층 메인에 있는 마르지엘라 매장도 뭔가 새롭긴했으나,

당연히 MD유치가 힘들었겠지만 동탄 이라는 곳에는 루이비통이 마르지엘라보다는 백만배 어울리는데 라는 생각이 엄청나게 들고 뭔가 마르지엘라, 메종 키츠네, APC 이런 브랜드류는 신도시 인구구성상 그다지 fit하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데...아무튼 일단 세련된 느낌을 주지만 휑함도 함께 건네주는 롯데백화점 1층은 나라면 좀 더 채워넣고, 뷰티 매장을 변주를 줘서(향수나 잡화 기타) 구성하는게 낫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 곳이 만약 동탄이 아니라 서울의 강남 언저리 라면 더 어울릴수도 있지않았나 싶고 이 곳의 위치성과 백화점의 구성이 과연 얼마나 어울리는가에 대해선 1층부터 강한 퀘스천이 들었고.


컨셉이 갤러리였더라면 이해는 가는 구성이였다. 군더더기가 많이 없고 동선도 넓고 뭔가 절에 온듯이

무겁게 깔리는 조용한 그레이톤의 인테리어 재료도 그렇고.

하지만 백화점은 기본적으로 '돈쓰는 곳'인데,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롯데가 스스로 돈쓰는 곳이기보다는 마치 문화를 느낄수 있는 컬처스페이스를 지향한것 같아서 놀랍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했다.


인간도 안 변하듯이 기업도 변하기는 쉽지 않다.

굳이 변하기보다는, 내가 잘하는거 내 장점을 극대화하는게 낫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면서.


더현대서울은 현대꺼고 이 곳 동탄에서 롯데는 롯데만의 스토리를 풀었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의견과 함께

컨설팅사에서 어떠한 제안을 회사에 했던지간에 내 스스로(회사 자체가) 자신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온라인때문에 고통받는 오프라인유통의 마지막 경쟁력 아닐까 싶은데.


일단 1층에 대한 감상은 여기까지 하고, 나머지 감상은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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