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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가 뭐길래(3)

by Sydney J

앗, 이 아이도 혹시?


나는 4년 전 그 녀석과 지금 이 녀석이 오버랩되면서 ADHD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는 ADHD에 대해서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여러 가지 자가 진단 방법, 약을 먹여야 할까 말까 고민하는 부모들의 고민글들, 자신이 ADHD인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고민글들과 그 관련 기사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런데, 정작 내가 필요한 내용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ADHD를 대하는 주변인은 도대체 이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주어야 하는 것일까?


특히 같이 일 하는 동료로서 혹은 직장상사, 부하직원으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 것일까?


기사에 따르면, 최근 환자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성인 ADHD의 숫자가 늘었다고 했다. 그중에는 자신이 ADHD인지 모르고 평생을 지내오다 성인이 되어서 불편함에 진단을 받고 그제야 깨닫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그 불편함이란 사회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한다든지, 회사에서의 업무 혹인 자기 관리에서 자꾸 빈틈이 생기고 실수하여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게 된다든지 하는 것들이 대표적이었다. 환자 본인은 그로 인한 스트레스에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감이 찾아올 수 있다고. 그리고 반면에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아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고도 미안함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했다.

브런치 북 대상을 받은 정지음 작가의 책 "젊은 ADHD의 슬픔"의 내용 중에, (내가 기억하기로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것보다 실수를 하고 미안하다고 하는 일이 더 쉽다. ]라는 대목이 나온다.


환자가 아닌, 주변인으로서 이 대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나는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는 부분에 주목했다.


그 아이는 물질적인 피해는 당연하고, 죄송하다고 하고 상황을 종료해 버렸고( 죄송하다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다음번에 똑같은 실수를 매번 반복했다. 항상 누군가가 그 상황을 수습해야 했고, 그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금전적, 시간적 손해가 매번 발생하니 이것이 쌓여 어마어마한 수준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 이 아이는, 본인이 ADHD라고 단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고 그가 한 말들과 행동들 그리고 내가 아는 ADHD의 특징들을 갖추고 있어 나 혼자 미루어 짐작하는 중인데, 여기서 나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약을 먹으면 판타스틱하게 좋아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아이에게 병원을 방문하라고 말을 하는 것이 좋을까? 정신과 진료를 권유하는 것이 이 아이에게 상처가 되는 것, 예의에 어긋나는 일은 아닐까?

아니면, 이런 껄끄러운 이야기는 다 접어두고 나와 팀을 생각하여 깔끔하게 사직을 권해야 하는 것일까. 이도 저도 아니라면, 끌어안고 가야 하는 것인가.


이 아이를 나 홀로 ADHD라고 단정 짓고, 끌고 가기에는 다수의 팀원들이 그 아이에게서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 뻔하고, 아이도 팀을 떠나 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의 문제들에 평생 직면하며 살아갈 텐데.


그리고 이 상황을 매끄럽게 핸들링하지 못하는 나의 부족함에 나도 우울해져 가는 중이다.

이 아이가 차라리 "저 좀 도와주세요."라고 말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혹시라도, 이 글을 읽고 계신 의사 선생님 혹은 ADHD환자와 그 가족분들이 계시다면 물어보고 싶다. 주변인 특히 직장 동료와 상사들이 이들을 어떻게 대해 주어야 할지 무엇을 도와주는 게 좋겠는지. 혹시 좋은 해결 방법이 있는지.



나는, "그분들은 환자예요. 관심을 가지고 보듬고 돌봐주어야죠."라는 말 말고, 무조건적이지 않으면서 적극적인 방법을 기다리고 있다. 환자의 가족 혹은 친구일 경우에 가질 수 있는 관심과 돌봄은 당연하지만 업무 성과를 내어야 할 직장에서 그런 다정함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P.S 더불어, 개인적으로 "아, 나다!" 싶으면 상담을 꼭 받아 보기를 바라는 바이다.

본인도, 주변도 모두 행복한 생활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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