찹쌀가루의 쫄깃함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병가휴직 중, 나에게 위로가 되어 준 취미생활이 있다. 바로 홈베이킹이다. 쿠팡에 출근할 때는 포장해서 함께 근무하는 분들에게 나눠주곤 했다. 쉬고 있는 나는 줄 사람이 없다. 이젠 친언니 회사나 엄마 지인에게 전달하고 있다. 함께 먹으면 기분도 좋고 살도 덜 찐다.
언젠가 나만의 카페를 오픈하고 싶은 막연한 계획이 있다. 꼭 오픈을 안 해도 상관없다. 이렇게 집에서 빵을 굽고 있으면 시간은 잘 간다. 더불어 힘들기도 하다. 베이커리가 왜 비싼 줄 아는가? 만드는 사람의 시간과 정성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노동을 갉어 넣어야 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갓 구운 빵이 제일 맛있기 때문이다. 혹은 완성된 바로 다음날 숙성된 빵 맛을 아는가? 그 맛을 못 잊어 홈베이킹을 놓지 못한다.
지난번에 맛있게 먹었던 버터떡을 두 번째로 만들어 봤다. 새로 산 찹쌀가루는 벌써 소진됐다. 전날 찹쌀베이글에도 사용했기에 생각보다 금방 없어졌다.
베이커리가 비싼 이유 중 또 하나는 재료값이다. 밀가루, 설탕, 우유, 계란 등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
누가 억지로 홈베이킹하라고 몰아 세운건 아닌데 재료가 없으면 불안하다. 이 마음을 이해하실까 모르겠다.
홈베이킹을 하면서 입원 시 병원에서 필요한 준비물을 하나씩 챙겼다. 병원 내부가 건조한 특성상 가습마스크와 구부러지는 빨대를 쿠팡으로 주문했다. (나의 삶은 쿠팡과는 떨어진 수 없는 건가.)
달콤한 디저트처럼 나의 앞날도 당도 높은 삶을 살고 싶다. 혹자는 당뇨병을 의심하며 눈치를 줄까?
내가 바라는 건 평범한 일상인데, 갑상선암을 진단받고 묘하게 바뀌고 있다.
찹쌀로 만든 베이글과 버터떡은 일반 밀가루만을 사용하는 것보다 결과물이 좋다. 찹쌀가루를 섞게 되면 쫀득과 더불어 탄력성이 추가된다. 쫄깃하고, 시간이 지나도 빵의 퍽퍽함이 덜하다. 밀가루, 아몬드가루, 통밀가루 등은 사용해 본 적이 있다. 우연히 찾은 찹쌀가루의 레시피를 통해 그 식감에 빠졌다. 나는 홈베이킹을 하는 사람이라 전문가가 아니다. 그래도 미묘한 차이는 알 수 있다.
찹쌀가루가 다른 재료와 만나 시너지 효과를 주 듯 갑상선암이 나에게 주는 다른 메시지가 있지 않을까?
조금 내려놓고, 나를 더 잘 돌보라는 신호이겠지. 수술 후 더 건강해질 일만 남았다.
억지로 만든 연결고리라고 한다면 어쩔 수 없다.
홈베이킹의 꽃은 설거지이다. 어질러 놓고 어수선한 작업대를 정리한 후 맛있게 만들어진 디저트를 포장지에 예쁘게 넣어보았다.
우리 집이 작은 베이커리 카페가 됐다.
이 맛에 나는 홈베이킹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