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언니 생일에 입원하는 갑상선암환자

달달한 오렌지케이크 선물

by 돼지
오렌지케이크

갑상선암 수술의 일정은 잡혔다. 이번 주 일요일에 입원해야 한다. 공교롭게 그날은 친언니의 생일이다. 홈베이킹을 시작하면서 가족들의 생일케이크는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베이커리 매장에서 판매하는 만큼의 비주얼과 맛은 따라잡을 수 없지만 정성으로 선물하고 있다.

엄마가 오렌지와 생크림을 시장에서 구매할 동안 나는 케이크 시트지를 구워냈다. 유튜브 숏츠(오렌지케이크레시피)에서 영감을 받아 나도 비슷하게 만들고 싶었지만 이번에도 실패였다.


언니의 생일에 입원을 하는 내가 미워졌다. 그리고 미안했다. 좋은 날에 가족의 입원을 지켜보는 이들에게 미안했다. 아직도 나는 부모님과 남자친구에게 내가 갑상선암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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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진단받은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말이다. 이미 시간은 지나버렸다. 일찍 말하지 않아서 충격이 깊을까. 나는 그 시간 동안 나의 가족과 그분이 보통의 일상을 지냈으면 했다. 똑같이 일을 하고 지인을 만나 편안한 날을 보내기를 바랐을 뿐이다. 나는 암 부분만 똑 떼어내 버리면 그만이다.

수술일정은 다가왔는데 생리까지 터져버려서 호르몬이 말썽이다. 쓸 때 없이 눈물이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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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쟁이 자매

나는 옛날 어렸을 때 기억이 없다. 정말 없다. 반면 친언니는 세세한 기억을 지금도 가지고 산다. 가끔 우리 언니는 이렇게 내가 꼬마였던 사진을 문자 메시지로 보내준다. 지금은 키가 비슷하지만 옛날에는 키 차이가 많이 나 보인다. 저 때 나는 무슨 생각을 갖고 있었을까? 사진을 보고 있자니 멋쟁이가 따로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마른 건 똑같다.

본인 일도 하기 바쁜데 병원 가는 날짜에 함께 병원에 다녀 준 언니에게 감사함을 표한다.

"언니 생일 축하합니다. 우리 100세까지 오래 삽시다."


내가 힘들 때 항상 테일러스위프트가 위로해 주었다.

슬픈 노래는 아닌데 자꾸 눈물이 난다. 갱년기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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