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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셜리 Feb 06. 2023

솔직하게 말하면 글이 안 써진다.

텅텅 빈 내 문장들

하루에도 몇 번씩 브런치에 들어와 글을 쓴다. 쓰고 지우고 머리를 잡아 뜯다가 결국 저장하기를 누르고 브런치를 나온다.


하얀 화면을 볼 때마다 내 머릿속을 보고 있는 기분이다. 쓸 내용은 정말 많은데 내 머리에 있는 문장들을 손으로 써 내려가지 못하는 사실이 버겁다. 매번 브런치에 들어와 쓰고 싶었던 말을 쓰다가 멈추게 되는 지겨운 반복에 대해 스스로에게 ‘대체 왜 그래?’ 묻지만 정답! 외칠 만한 적당한 마음이 떠오르지 않는다. 잘하고 싶은 마음, 꾸준히 써 내려가 늘어가는 문장력이나 표현력을 기대해서 그럴 수 있기도 하지. 아님, 아직 이 상황들의 답을 마음 깊은 곳에서 알아차리지 못해서… 아닐까 생각에 빠져본다.


어렵다.


지금 발행하지 않으면 생명이 생기지 않는 글들이 넘치는데 나는 저장하기만 주야장천 누르고 적당한 때를 찾는다. 이때야! 외치며 쓰고 보면 원래의 본질은 사라지고 기한이 끝나 있어서 생생한 느낌 따위 없어진 지 오래이다. 나는 대체 어떤 글들을 담아내고 어떤 마음을 말하고 싶은지 계속 물음표를 던지고 느낌표를 찾고 찾아야 하는 시기인가 헷갈린다. 사실 마음과 몸이 한바탕 소동이 있었던 이후부터는 잔잔했던 마음이 어지럽고 치우면 저기 어디서 덧나 있고 요즘 그렇다. 무엇을 해도 즐겁지 않고 온통 부담투성이라 없으면 죽고 못 사는 인스타도 지운 지 오래되었다.


화가 나면 난다고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참고 늘 그래왔던 것처럼 감정을 통제하고 억제하기 바쁘다. 마음은 억지로 해보지만 마음으로 인해 몸이 아픈 건 내 멋대로 되지 않아 한 달가량 설사-변비-설사를 반복하고 무기력하다가 두통에 시달리고 원인도 불분명한 통증들의 신체화 증상에 매일 괴로워하고 있다.


굳이 이 상황에 대해 답을 가져온다면 아마…, “아직 끝나지 않는 상황, 결말을 모르는 지금”

매사에 어떻게 끝난 상황이 존재하겠냐만은 적당히 둘러대고 적당히 핑계될 말이 필요한 걸 수 있고 지금 내 심정일 수 있다.


아무튼 글은 안 써진다. 각 잡고 안 써진다면 수첩을 들고 다니면서 쓰는 방법도 생각해 봐야겠다.


아이고! 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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