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단한 책육아를 하지 않았다"

프롤로그

by 시즈 SYES


1.jpg 나의 전부, 나의 두 딸




“나는 대단한 책육아를 하지 않았다.”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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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단한 책육아를 하지 않았습니다. 티브이를 없애지도 않았고 벽마다 책장을 설치하여 책을 가득 채우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자, 앉아. 책 읽는 시간이야!”라고 호령하지 않았으며 아이가 책을 가져오면 무릎에 앉혀 소리 내어 읽어주기만 했습니다. 고심하여 들인 전집, 혹은 명작으로 꼽히는 유명한 단행본이라 해도 억지로 앉혀서 읽어주지 않았습니다. 그저 아이가 펼치는 페이지를 같이 바라봐주었고 책을 덮으면 바닥에 그대로 내버려두었을 뿐입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는 일을 7년 정도 했기 때문에 책육아의 득과 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부모가 책을 좋아하든 아니든 직접 경험은 아주 중요하기에 아이들을 책에만 가두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책을 통한 일들이 여러모로 득이 많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2.jpeg 나란히 앉아 책 읽는 시간



책은 우리에게 세 가지를 선물합니다.



첫째, 간접 경험입니다. 간접 경험은 말 그대로 내가 직접 겪지 않고 누군가 겪은 것을 보거나 듣거나 읽거나 하여 배우고 느끼는 것이에요. 부모나 선생님, 친구를 통해 들을 수 있고, 티브이나 태블릿, 스마트폰을 통해 볼 수 있으며, 책이나 잡지, 신문 기사 등을 통해 읽고 나서 습득되는 경험이죠. 세상 모든 것을 직접 경험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다양한 간접 경험을 쌓는 것이 삶의 중요한 자양분이 됩니다.



둘째, 재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 우리는 유럽의 귀족 부인이 될 수도 있고, 화성을 탐사하는 우주인이 될 수도 있지요. 2살 배기 아기가 되기도 하며 매미, 고양이가 되거나, 나무나 바위가 될 수도 있어요. 이야기에 푹 빠져들다 보면 웃다가도 화가 나며, 기가 막히다가도 눈물이 광광 나기도 합니다. 책을 통해 평소 겪지 못하는 사건과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데요. 이러한 몰입은 희열과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마음이 정화되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저를 포함하여 많은 독서인들은 현실로부터의 탈출을 독서로 여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셋째, 책을 읽는 것만큼 가성비 좋은 취미가 없는 것 같아요. 책을 살 수도 있지만 요즘은 중고매장도 많이 운영하고 있으며, 도서관은 더 잘되어 있습니다. 책 자체의 재미를 알고 있는 사람은 중고로 사든 도서관 책을 읽든 상관이 없기 때문에 그저 시간만 내면 책을 즐길 수 있어요. 더군다나 책을 갖게 되면 돈 주고도 못하는 책 속 경험들은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내 것이 되므로 극강의 가성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책을 갖게 되면 그 주인공의 삶을 가진 것 같은 마음마저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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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많은 육아들이 존재합니다. 책육아, 숲육아, 미술육아, 음악육아처럼 어떤 활동을 중심으로 아이를 키우거나 애착육아, 공동육아와 같이 생활 방식을 중심으로 두거나 스마트육아, 할머니육아, 기관육아처럼 요즘 시대에 맞춰진 형태를 가지기도 하며, 자연주의육아, 슬로육아, 미니멀육아처럼 어떠한 가치관을 중심으로 아이를 키우기도 합니다. 이런 육아 방식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으며 여러 가지를 병행하기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보호자가 육아의 중심에서 선택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최소한의 책임감이 필요합니다.



‘책육아’라는 말을 저만의 방식으로 정의를 내려보았습니다. 책을 ‘장난감’처럼 여기도록 하여 아이들로 하여금 책을 계속 가지고 놀게 하는 것으로 말이죠. 그 책임을 위해 거창한 ‘책육아’라는 단어보다 책을 놀 때 사용하는 장난감이라는 의미로 ‘책놀감’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책은 각 잡고 앉아야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여느 장난감처럼 거실 바닥, 소파, 식탁, 침대 위 어디든 두고 읽을 수 있는 ‘책놀감’이기 때문입니다.



책육아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최소한의 책임을 갖고 꾸준히 실천해야 합니다.

책을 많이 구비해 두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흥미를 가질 책 네댓 권을 바닥에 펼쳐두고, 아이가 호기심을 가지면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주듯 책을 소리 내어 읽어주세요. 매일매일 시간을 정해두고 읽는 5분이 아니에요. 아이가 책을 가져올 때마다 틈틈이 읽어주되, 하루 총 5분 정도만 투자해도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펼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책육아를 선택했지만 쉽고 간단하게 의무를 다할 수 있는 그런 작은 팁들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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