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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영의 Apr 28. 2022

절대 빼앗기거나 침해될 수 없는 것

나 그때랑 완전히 다른 사람이야. 물론 아이 있고 가정 꾸려서 행복하지, 뿌듯하고. 근데 어떻게 달라졌나 하면 일단 사람이 엄청 보수화됐어. 아이 안전이 최우선이고. 내 가족 살길이 최선이고. 별거 아닌 걸로 구청에 민원 넣고 경찰서에 신고전화 걸고 그런다니까. 뭐, 애 재워야 되는데 밖에서 고등학생들이 고성방가로 노래 부른다는 이유 같은 걸로. 불과 몇 년 전 정확히 내가 하던 짓인데 말이야. 너 사람이 언제 보수화되는지 알아? 명백한 자기 재산이 생길 때야. 절대 빼앗기거나 침해될 수 없는 것. 집이나 돈이나 그럴듯한 밥그릇이 생길 때. 근데 나한테 그게 애야. 그런게 생기면 있지, 이 세상이 갑자기 되게 위험해 보인다.

    

손원평 장편 『서른의 반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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