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과 개별자의 균형으로서의 이순신 표상

4-이순신 표상의 의미

과거를 기억하는 작업은 단순히 과거를 불러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 과거를 기억에서 불러내어 의미를 부여하는 현재도 함께 깨어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현재성은 개인의 기억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집단의 기억에도 전용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순신을 서사화한 문학 텍스트들은 그런 의미에서 오늘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고 내일을 전망하는 데 매우 유효하다. 문학의 언어는 무엇보다 정서적 소통을 목적으로 하며, 문학은 작가와 독자 사이 공감의 영역을 확장하면서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시대의 요청(맥락)과 작가 개인의 역사적 관점에 따라 이순신은 다양하게 변주되었다. 크게는 민족의 위난 상황에서 지혜와 담대한 용기로 나라를 구한 영웅과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던 고독한 개별자로서의 인간 이순신까지 그 진폭은 넓다. 어느 경우이든 공통된 표상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그의 ‘정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