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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영의 Dec 13. 2021

끊임없이 전시와 비교에 집착하는

역시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과 나누고 견딜 수 있는 최선의 대화 소재는 아이였다. 비슷한 입장과 상황에 놓인, 그러나 경제 수준과 사회에 대한 관심도 및 문화 향유 범위는 판이할 것이 틀림없는 사람들의 공통점이라곤 아이가 있다는 사실뿐이었다.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야, 아이의 탄생으로 삶의 규모가 방만해지는 데 반해 재정은 축소되는 아이러니를 겪고 나서야 그 전까지 자신의 삶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었던 지를 새삼스레 확인하게 되는 사람들. 거기서 비롯하는 감정적 초라함을 상쇄하고자 끊임없는 전시와 비교에 집착하게 되는 사람들 간의, 유일하게 순진하고 투명한 연결 고리이자 중심 화제.   

  

-구명모 소설 『네 이웃의 식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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