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명을 모은 오피스텔 청약, 주택 인 듯 주택 아닌 주택 같은 너
최근 오피스텔 청약이 그야말로 장안의 화제입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공급되는 ‘신길 AK 푸르지오’ 오피스텔 청약에는 12.6만여 명이 몰렸습니다. 경기도 과천시에서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 청약에도 역시 12.4만여 명이 몰렸습니다. ‘신길AK 푸르지오’의 경우 주력평형인 78m2가 9억 7천만원 수준이었고,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의 경우 주력 평형이었던 84A유형이 16억 1800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인근 재고 아파트와 비교해도 결코 싼 가격은 아니었으며, 인근지역의 아파트 분양가와는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사실,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투자용으로도 실거주용으로도 인기있는 상품은 아니었습니다. 월세를 받을 수 있고 그에 따라 매달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거주 편의성이 떨어져 실거주 수요가 크지 않고, 단기/월세 수요가 지속적으로 있는 곳은 지역적으로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더해 상대적으로 아파트 대비 자산 가치 상승이 높지 않은 탓에 오피스텔에 대한 선호도는 높지 않았습니다.
아파트 공급부족/가격 상승으로 인기를 높이고 있는 ‘아파텔’
그러나, 최근 들어 소위 ‘아파텔’이라고 불리는 주거용 오피스텔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단,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러한 상승을 수용할 수 없는 실거주자들에게 가격 매력도가 높아진 점이 요인 중 하나이긴 합니다. 그러나, 현 상황의 근본적인 원인은 청약제도와 주택 규제입니다. 현재 아파트 청약은 ‘로또’ 라고 불릴 만큼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만큼 재고주택 대비 낮은 가격에 공급됩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분양을 미루는 단지들이 나타나는 등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청약 점수가 거의 만점에 가까운 수준이 되어야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게 되었고, 결국 아파트 청약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사람들이 오피스텔 청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더해 100실 미만 오피스텔은 전매가 가능해 단기투자 수요 역시 청약에 몰리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대출도 주택대비 용이합니다. 물론 최근 들어 전반적인 대출 총량에 대한 조정이 있고, DSR 규제를 도입하면서 상당히 용이함은 감소했습니다만, 주택 대비 높은 LTV를 제공합니다.
제도 상 주택 인 듯 주택 아닌 주택 같은 너
우리가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우리는 ‘주거용 오피스텔’이라고 합니다. ‘주거용’이라는 단어가 붙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주거용’이든 아니든 오피스텔이 주택이 아니라는 것은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주택이 아니다 보니 주거용 오피스텔을 취득하는 데 있어, 취득세는 4.6%입니다. 예전에는 4.6%라는 취득세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는데요, 최근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 취득세가 최대 12%까지 증가하면서,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취득세율을 가진 자산이 되었습니다.
주택이 아니다 보니 양도소득세, 재산세, 종부세에서도 다주택자 과세의 규제로부터 자유로웠습니다. 지속적인 주택 규제로 인하여 오피스텔이 한 때 수혜 투자 상품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추가 규제로 인하여 2020년 8월 12일 이후 취득한 주거용 오피스텔은 주택수로 합산되어 다주택자 입장에서의 투자에 있어서는 다소 매력이 감소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다시금 실거주 수요들이 오피스텔 청약시장에 모이고 있습니다.
아파텔도 결국 오피스텔, 청약 및 보유는 신중, 단기 투자는 더 신중
정리하면, 현재 오피스텔의 청약 인기는 상대적으로 완화적인 청약제도, 대출제도, 전매제한 등에서 기인하고, 아파트의 상대적인 높은 인기, 청약점수, 대출규제가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보다 높아진 상품성만큼 가격대도 높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기가 높은 것이라면, 거꾸로 아파트 대출 완화, 대량 공급, 완화적인 청약정책이 나타나면 오피스텔 청약 및 인기는 시들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단기적으로 그러한 일이 나타나긴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나, 규제에서 제외되었다는 이유로 가격이 높아지고 선호도가 높아지는 자산은 규제에 포함되거나, 시장 전반적인 규제완화가 나타나면 제자리를 찾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