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잠입 취재를 앞 두고
고심 끝에 구직 신청 버튼을 눌렀습니다.
모집 공고는 간결했습니다.
'요양원 위생원, 시설 내 청소 및 환경 관리'
생의 끝자락에 선 이들의 안부가 궁금했습니다.
관찰자가 아닌 생활자로 그들 곁에 머물기 위해, 위생원이라는 가면을 선택했습니다.
온전한 의지만은 아닙니다.
왼쪽 팔 상태가 여의치 않음에도 경제활동을 멈출 수 없는 현실이 등 뒤에 있습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마음먹은 노동이지만, 그 비루함을 '위장'이라는 의미로 덧칠한 것입니다.
그곳에서 빗자루를 쥐는 일은, 언젠가 당도할 내일의 타임머신을 타는 여정의 시작입니다.
경험 없는 지원자를 받아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습니다.
면접 연락을 기다리는 시간은 유난히 느리게 흐릅니다.
거울 앞에 서서 예민한 눈빛을 지우고, 성실한 노동자로서의 투박한 표정을 연습해 봅니다.
면접장에는 세련미 대신 무채색에 가까운, 어디에 섞여도 도드라지지 않을 옷을 입고 갈 생각입니다.
그곳의 공기는 무겁고 정적일 거라 짐작합니다.
복도에는 소독약 냄새와 노쇠한 육체의 향이 섞여 흐르겠지요.
휠체어 바퀴의 마찰음과, 이름을 부르는 간호사의 목소리를 배경음악처럼 들으면서 기꺼이 투명인간이 되고자 합니다.
침상 아래를 쓸고 손때 묻은 손잡이를 닦으며,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구석진 자리에서 시선을 멈출 것입니다.
벽에 걸린 빛바랜 사진 속 젊은 날의 미소와, 침대에 누워 천장을 응시하는 눈동자 사이의 간극을 엿보려 합니다.
문장을 쓰는 대신 꽉 짠 걸레의 무게를 견뎌야 할 손을 내려다봅니다.
면접관의 질문에 유려한 답변 대신, 묵묵히 몸으로 증명하겠다는 서툰 다짐도 준비합니다.
앞으로의 기록들은 화려한 수식 없는 보고서가 될 것입니다.
마주할 내일이자, 우리 모두가 당도할 미래에 관한 담담한 응시입니다.
위생원의 옷을 입는 순간 존재는 지워집니다.
사람들은 청소하는 이를 보되 보지 않습니다.
그 투명함 속에서 비로소 진짜 삶이 보일 것입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먼지를 닦으며, 먼지에 섞인 한 사람의 일생을 마주할 준비를 합니다.
전송 버튼을 누른 화면 너머의 답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닫혀있던 자동문이 열릴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