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써 둔 목표와 함께 더 멋진 새해를 보내고 싶다면
새롭게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1월 1일이 되기를 기다리지 말고 지금부터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해보고, 안 맞으면 조금씩 조정을 해나가는 거죠. 부딪쳐야 이 목표가 내게 맞는지 혹은 적절한지를 알 수 있어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단 한다'는 겁니다.
얼마 전 교보문고에 갔는데, 그곳에서 한 해의 마지막을 앞둔 요즘의 분위기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어요. 후회, 미련, 단념, 의지, 열정 등. 다시금 힘차게 도약하고 싶은 사람들의 손길이 다양한 책들을 향해 뻗어나가는 걸 보며 생각했어요. 일단 해야 한다는 걸요. 장바구니에 담는 행위로 만족하면 안 돼요. 여담으로, 어제 팔로우 중인 어느 작가님께서도 인스타그램에 비슷한 이야기를 하셔서 놀랐답니다. 덕분에 힘을 얻어 저도 저의 요즘을 나눌 겸, 이런 리추얼 만들기에 대해 써 보려고 해요.
아침 7시에 일어나 모닝페이지로 하루 시작하기,
글쓰기, 영어 공부하기, 책 읽기, 새 책 준비하기.
제 얘기를 해볼게요. 저는 매일 7시 미라클모닝을 꿈꾸지만 번번이 실패해요. 요즘 낮의 길이가 많이 짧은 데다 무척 춥고, 구름이 많잖아요. 그래서 일어나기가 힘들어요. 더불어 저는 직장에 출근해야 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러니 ‘7시’라는 시간도 제게는 꽤 먼 목표 지점이더라고요.
하지만 일단 해 봐야 되는지 안 되는지 알겠죠. 그래서 여러 번 알람을 맞추고 시도했지만 늘 알람을 끄고 잠들더라고요. 그리곤 ‘오늘도 늦잠을 자 버렸다’는 생각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목표를 조정했어요. 최대 8시 30분에는 몸을 일으키기. 때때로 늦잠을 자기는 하지만 실패율이 낮아졌어요. 제게 맞는 시간을 찾은 거죠.
계획 설정(아침 7시 미라클모닝) —> 실행 —> 실패 원인 찾기 —> 조정(8시 30분 기상)
또 번역가로 존속하기 위해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크게 느껴서 매일 시간 내어 공부하고 있어요. 욕심 쟁이 답게 원서 읽기, 문법 공부, 독해 공부, 필사하기, EBS 영어 라디오 듣기, 전화/화상영어 알아보기, 작문 책 보기를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딱 봐도 하루에 모든 걸 다 하기엔 버거워 보이죠? 하지만 저는 다방면에서 제 영어 실력을 보수하고 싶었어요.
한 번 시도해봤는데요, 작업이 없는 날일지라도 하루에 3-4개가 최대치더라고요. 지루하기도 하고. 게다가 저는 더 이상 수험생도 아니라 하루에 토플 단어 900개를 외우던 시절로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도서관에서 2시간 이상 앉아 있으면 장소를 바꾸고 싶고.. 건조한 눈이 비명을 지르더라고요(히터 때문이라 변명해 봄). 그래서 가장 먼저 EBS 영어 라디오 듣기를 습관으로 굳히기로 했어요. 제가 사랑하는 파워 잉글리시를 하루에 20분씩 듣는 일이 습관으로 잡히자 독해+문법 공부를 후속 습관으로 만들었고, 현재 유지 중입니다. 이게 잘 잡히면 다음 목표를 뒤에 붙일 거예요.
세워둔 영어 공부 계획을 모두 실행해 봄 —> 모든 걸 하기에 역부족이고, 마음이 분주해짐 —>원앳어타임 전략 도입(=one at a time, 한 번에 하나) —>습관 형성
먼저 (1)시도하고, (2)조정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리추얼을 지켜나갈 수 있어요. 현재 나의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할 수도 있죠. 하루의 일들을 해나가는 데도 기질에 맞는 전략이 필요한 것 같아요. 누구는 하루에 7개의 일을 할 수 있지만 누군가는 4개면 적당해요. 저는 이것이 기질에 따르고, 각자의 상황과 절박함에 맞춘 훈련을 통해 늘려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뭔가 이 타이밍에 “자, 그래서 지금 20프로 할인하는 제 코칭 클래스에 가입하시면…”이라고 해야 할 것 같지만, 연말에 이런저런 생각이 많으실 분들을 위해 또 저 자신을 위해 그냥 제 생각을 써 봤어요. 전 참으로 유약한 사람이라 삶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음에 자주 아파하는데요. 내년은—제발—정말—부탁이니까—아파하며 살고 싶지 않아서 여러 모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데스크용 조명 하나를 마련했어요. 우중충하고 일조량이 적은 요즘 날씨에 좌지우지 당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우울감이 치솟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나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환경 조성에 힘을 쓰거나 내게 좋은 기분을 주는 곳으로 스스로를 데려다 두어야 합니다.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니, 내 기분 내가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디퓨저도 곳곳에 설치하고, 밤에는 작은 초를 피워 무드를 더하기도 한답니다.
새해 계획 가지고 계세요? 오늘 할 수 있는 것부터 딱 하나만 해 보세요. 습관 만들기는 '액션'에서 시작됩니다. 지금부터 같이 해요. 저도 내년에는, 새로운 번역서도 맡고 제 집필서도 출간하고, 역대 최악인 저의 번역업 불황 시장에서 꼭 일어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