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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 너머 감성
1. 다행이야, 유치해서...
by
모어
Jan 14. 2019
나 너 스마트폰으로 ‘좋아요’랑 ‘공유하기’ 눌렀어. 아빠가 페이스 북에다 올린 글에...
딸 뭐?!! 왜 맘대로!
나 너무 반응이 없어서...
딸 아, 사기치고 있어.
‘스마트폰 중독’은 아니지만, 중학생 딸도 손에 그걸 들고 있으면 스스로 통제가 안 된다.
공부할 때 집중을 안 하고, 딴 짓을 할까봐 스마트폰을 거실에 두게 한다.
그런데, 딸 몰래 거실 탁자 위에 놓인 스마트폰을 손 댈 때가 있다.
내가 페이스 북에 올린 글이 조회 수가 너무나 낮고, 아무 반응이 없을 때, 가끔 딸 스마트폰으로 슬며시 ‘좋아요’와 ‘공유하기’를 누른다.
그리고나서 머쓱하게 자백하면 딸이 어이없어하며 따진다.
친구들끼리 ‘사기치고 있어’라는 말을 종종 쓰는지 아빠에게도 그 말을 서슴없이 해댄다.
“아빠, 또 그러면 신고할 거야”
딸이 스마트폰에 비밀 번호를 설정하면서 엄포를 놓는다.
그때 나는 가여운 척, 반성하는 척 오글거리는 발연기를 하면서 고개를 푹 숙인다.
남들이 보면 얼마나 유치할까. 그런데, 나는 차라리 유치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인들 중에 “딸이 나랑 말도 안하려고 해. 지가 아쉬울 때만 아빠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혹시 그들은 딸에게 너무 이성적으로만 다가가서 대화가 단절된 게 아닐까.
스마트폰에 비밀 번호를 설정해놓은 줄 알았는데, 다음 날 슬쩍 보니 ‘잠김 상태’가 아니다.
자기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나를 보더니 딸이 무심한 표정으로 말한다.
“내가 벌써 아빠가 쓴 글에 ‘좋아요’랑 ‘공유하기’ 눌렀어.”
- 항상 진지하고, 이성적이어야만 어른인 걸까?
서로 공감이 되고, 세대 차이를 좁힐 수 있다면, 난 얼마든지 유치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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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방송작가, 오늘은 웹소설 작가. 어제는 글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오늘은 또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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