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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윤 Jan 12. 2021

테슬라? 뭣이 중헌디?

바보야, 문제는 교육이야.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한국은 부동산과 주식의 급상승으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라 있다. 제로 금리 시대에 돈이 많이 풀려, 역병이 돌고 있는 와중에도 집값은 수많은 벼락거지들을 양산하며 하늘을 찌르고 있다. 사람을 잡는 건지 집값을 잡는 건지 모를 정부의 각종 규제 폭탄 세례의 단기 부작용은 오히려 32평짜리 한강변 콘크리트 덩어리를 평당 1억 원 이상으로 밀어 올려 거품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 가운데 강력한 대출 규제와 세금으로 부동산이 소강상태에 돌입하는 듯 하더니, 이제는 이 유동성이 주식 시장으로 불이 옮겨 붙었다.


코스피가 박스피의 오명을 벗고 역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나 싶더니 증권사의 예측을 비웃으며 3,000을 넘어 개미들이 주식 시장을 집어삼킬 기세다. 새해 들어 주식 계좌를 트는 사람이 매일 같이 수 만 명이라고 한다. 오늘(2021.1.11일)은 개인 순매수 금액이 역대 사상치인 4.5조 원. 주식 시장에 바보가 주식 수 보다 많아지면 떠날 때라고 하지 않았나?


국내도 난리이지만 역시 증시의 화두는 테슬라다. 테슬라의 주식은 1년 전 대비 9배 가까이 오르며 앨런 머스크를 세계 최고 부자로 만들어 놓았다. 빌 게이츠, 워런 버핏, 제프 베조스를 제치고 말이다. 800불 대에 있는 주가는 곧 1,000불이 되어 천슬라가 될 것이라고 한다. 테슬라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그리고 자율주행. 테슬라가 견인하는 성장시장이다. 1년 내내 모든 국내외 매스컴이 테슬라를 떼창으로 읊어대더니 앨런 머스크가 기어이 해 내는 모양새다. (이에 질세라 애플이 현대차와 자율주행 차량 생산에 협력할 거란 뉴스에 현대차 주식도 떡상을 하고.)   


대충 세상 돌아가는 분위기가 이렇다. 뒷북 전문 정부는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정책으로 부랴부랴 산업계를 밀어주는 양상이다. 그런데 말이다, 모두가 추운데 촛불 들고 나와 대통령 만들어 줬고, 국회는 180석 만들어 줬고, 이청준의 소설 <병신과 머저리>를 연상케 하는 참모들이 헛발질 정책 발표할 때마다 - 직접적인 피해를 입더라도 - 찍소리 안 하고 침묵해 줬으니 (더 이상 뭘 더해 주랴?) 이제 나도 본질적인 얘기 하나만 하련다.


현 정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 한반도 비핵화, 검찰 개혁, 언론 개혁, 부동산, K-방역. 그동안 입진보답게 말도 참 거창하고 자신감 있었다. "집 값은 반드시 잡겠습니다." "검찰 개혁 반드시 완수하겠습니다." "K-방역으로 극복합니다." K-방역? 나라 어려울 때면 순진하게 금 들고 나와서 경제 위기 극복하겠다는 국민들이 이번에도 협조해 주고 의료인들 몸 갈아넣고 자영업자들 굶어서 만들어 낸 것이다. BTS로 K-Pop의 정점을 찍은 빅히트 같은 기획사인 양 함부로 K자 갖다 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여간, 뭐 하나 제대로 마무리할 줄 모르는 아마추어 같은 헛발질의 연속을 우리는 반복해서 보고 있다. 모든 수비를 제치고 달려가 골대 앞에 서서 80년대 국가대표 똥볼 차는 것을 보는 느낌?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닌데, 누다가 중간에 끊고 닦지도 않고 화장실 물 내린 찝찝함의 여운이 냄새와 함께 기시감으로 가득하다.


가장 안타깝고 가슴 아픈 것은, 검찰 개혁, 언론 개혁, 한반도 비핵화, 부동산 안정화... 뭐 다 좋은데,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것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바로 교육 개혁이다.      


테슬라? 앨런 머스크? 어디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배출하는 게 아니다. 바로 교육의 산물이다. 대학 졸업생의 2/3가 창업을 꿈꾸는 나라의 결과물이다. 반대로 우리는 대학생 절반은 공무원, 나머지는 대기업 또는 공기업 취업에 목을 매고 그나마 나머지는 의사 변호사 하겠다는 나라이다. 기업가 정신이란 말은 중년이 되서야 들어볼 수 있는 나라다. 개검? 기레기? 어디서 양산되는가? 해외에서 데리고 온 용병들인가? 바로 우리 교육의 대량 생산품 아닌가?


부동산? 우리나라에서 학군과 부동산이 별개인 곳이 한 곳이라도 있는가? 부동산의 해법은 대출 규제가 아니라 교육 개혁일 수 있다는 생각은 아무도 하지 않는가? 영어 하나 제대로 가르치겠다고 아내, 자식과 생이별을 감수하고 아빠 스스로 기러기가 되는 나라다. 감당할 수 없는 사교육비 때문에 가정 불화가 일어나고, 집값 때문에 시작된 부부싸움이 이혼으로 이어지는 나라이다. 자율주행 차가 없어서, 탄소 배출권 때문에 당장 불행한 게 아니다. 물론 다음 세대가 살아갈 세상의 기후 변화 문제와 국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모빌리티 산업 등 미래를 위한 뉴딜도 중요하다. (그러고 보니 타다 날린 것도 국토부 김현미 장관님 작품이군요.) 그러나 우보천리를 가겠다는 정부일수록 펀더멘털부터 챙겨야 하는 것이다.



최근 4년간 내가 들어본 교육 관련 정책 중 기억나는 것은 하나뿐이다. 조국 사태(?) 때 붉어진 입시 불공정 문제. 학종(학생부 종합전형)이 공정하지 않으니 수능으로 뽑는 정시를 확대하라는 대통령 지시를 받아 적 교육부 장관이 얼마 지나지 않아 설익은 정시 확대 정책을 발표한다. 돈 줄테니 대학은 정시를 확대하라고. 이 모습은 박근혜 정권 때의 일을 다룬 <SBS 스페셜>의 장면과 겹쳐 보여 매우 안타까웠다. 듣고, 적고, ... , 뭐가 달라졌나? 대통령만 바뀌었지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 보였다. (대학이 정시로 학생을 선발하는 비율이 명문 대학일수록 0%에 수렴한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교육부 장관은 아는가?)

  

SBS 스페셜 중 (제작진의 양해를 구합니다)

  

진정 나라를 생각한다면 당장 성과가 나지 않을 백년지대계일지언정 명확한 교육에 대한 철학을 갖추고 비전을 제시해 줘야 한다. 그 위에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 있고 미래 먹거리를 위한 뉴딜정책이 설 수 있다. "전셋값 잡는 것은 자신 있습니다"라고 밑에서 써준 PR 멘트 읽을 게 아니라 냉철한 머리와 뜨거운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교육 개혁의 불씨를 지피겠습니다"를 크게 외쳐 주는 리더가 간절히 필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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