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 푸르던
음악과 문학이 하나 되는 초단편 시리즈 #2.
음악을 들으며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m-V6Ec73dVA
해가 지는 걸 너와 함께 바라보았다.
비는 톡, 톡 소리를 내며 조용히 떨어졌다.
점점 머리카락이, 또 옷깃이 젖어갔지만 우리는 개의치 않았다. 그 촉촉히 젖어드는 느낌이 좋았다.
밤이 되었다. 귀뚜라미가 울기 시작했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손을 잡았다.
너는 호수를 보고 있었다.
나는 너를 보고 있었다.
너의 젖은 머리.
너의 머리를 흔드는 바람.
그리고 우리 위를 지나가는 구름.
그렇게 한참을 가만히 서서 그 푸른 여름을 내 안 가득 담았다.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여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