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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연 Sep 26. 2021

Note #1. 여행자 T의 이야기

프라이머리 & 안다 - The Open Boat (Feat. Colde)

음악과 문학이 하나 되는 초단편 시리즈 #1.

음악을 들으며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IZpLS58BCH8


一.

"너 우유니 사막이라고 알아?"

"응. 알긴 알지. 옛날에 다큐에서 봤어."

"난 죽기 전에 거길 꼭 갈거야."

"왜?"

"땅이 하늘이고, 하늘이 땅인 곳. 그곳에 내가 찾는 게 있을 거라고 할머니가 그랬어. 할머니

유언이야."

"지금껏 뭘 망설인 거야? 당장 떠나자."

"방금 떠나가 아니고 떠나자라고 했어?"

"그래. 같이 가줄게."

"왜?"

"네가 간다며? 날 떼어놓고 갈 생각은 아니지?"

"들켰네."


二.

"운전대 좀 잡아줘-"

"바람이 왜 이렇게 센 거야. 바람막이 다 한국에 놓고 왔구만."

"가이드 차 따라가면 된다고 했어. 저기 저 노란빛 보이지?"

"이렇게 꼭두새벽에 일어나 보기는 고등학생 때 이후로 처음이네- 누구 때문인지."

"자승자박입니다. 같이 가주겠다고 한 자 누구인가?"

"그래. 잘났다."

"그나저나 저 별들 좀 봐. 쏟아질 것 같지 않아?"

"저 별들 쏟아지면 지구 멸망해."

"좀, 좀! 천문학도 티 좀 그만 낼 수 없어?"

"자승자박입니다. 천문학도를 여행에 데려온 당신의 죄입니다."


三.

"가이드는 어디 간거야?"

"몰라. 가이드 따위."

"야! 해가 뜨고 있어."

"세상은 아름다운 곳이야. 할머니는 내가 그걸 깨닫길 바랬던 거야."

"아름다운 것들은 덧없지만 그만큼 강력하니까-"

"난 아마 여기 또 오게 될 거야. 그때까지, 충실히 내 삶을 살아보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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