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진열장 속에 죽어 있는 새 한마리.
촛점없는 마른 눈동자, 웅크린 발가락 사이로 탁한 공기만 흐른다.
그의 조상들은 대대로 남미의 푸른 산맥을 날아 다녔을 것이다.
연노랑빛 깃털은 하늘을 잃어버린지 오래다.
혼자뿐인 새장 안에서 나는 법을 잃어버린 작은 새.
아이는 죽은 새를 본다. 엄마, 새가 왜 죽었을까요.
새는 하늘을 잃어버렸을 때 이미 죽었던 것이리라.
외로워서, 새는 외로워서 죽었을 거야.
새도 외로워서 죽는구나.
그래, 사람도 외로워서 죽을 수도 있어.
하늘에 날개를 담그고, 푸른 대지를 만지던 다리는 공허 속에서 움직임이 없다.
그는 기다랗고 큰 날개를 펴보지 못한 채 새장 바닥을 부유했을 것이다.
엄마, 새는 이제 어떻게 되요?
아마도 사람들은 쓰레기봉투에 버릴거야. 사람들에게는 새를 묻어 줄 시간도, 땅도 없으니까.
그들은 일을 마치면 집으로 돌아가기 바쁠테니까. 땅에 묻어 줄 사람은 없어.
아이는 말이 없다.
새의 무덤과 그 위에 놓일 꽃들을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신이라면 가여운 작은 새를 위한 무덤하나 만들어 주었을 거라고.
작은 새 한마리 묻을, 한 뼘의 땅도 갖지 못한 사람들...그들은 오늘도, 어제보다 더 나은 생활을 위해 커다란 봉투 가득 새로운 물건을 담아들고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한 뼘의 땅도 밟아보지 못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