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엄마표 학습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감정지능이 필요한 이유

by 안미정
엄마표 학습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는 요즘. 엄마표 열풍과 동시에 내 아이는 못 가르치겠다는 양육자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엄마표 음악놀이, 즉 집에서 하는 음악육아를 3년간 체계적으로 진행해 오면서 초반에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답니다. 양육자도 아이도 행복한 엄마표 학습은 가능한 걸까요?


저는 일정 부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제 아이가 만 3세에 언어지연 치료를 받게 되면서 아이의 학습방식에 큰 관심을 두게 되었어요. 언어지연 치료를 받게 된 주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어요. 자기 뜻대로 언어적 표현이 나오지 않아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던 제 아이는 화를 잘 내고, 자주 울음을 터트리며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또 낯선 곳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꺼려하는 태도를 보였죠. 이 아이를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다 보니 저만의 특별한 훈육 목표가 생겼답니다.


첫째, 아이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

둘째, 아이 스스로 일상에서 의미(패턴과 반복)를 찾아낼 수 있다.


다행히 6개월의 언어치료 과정 동안 놀라운 성과가 있었고, 1년이 지난 뒤 제 아이는 두 가지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게 되었어요. 치열했던 6개월 동안 위와 같은 목표는 음악 학습에도 아주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 글을 통해 엄마표 학습, 그중에서도 특별히 음악놀이를 성공적으로 해올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 내 아이의 감정 읽기 팁을 나눠보려 해요.


첫 번째 팁: 내 아이의 감정을 읽어라.


감정이 왜 중요할까요?


바로 이 감정이 학습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짓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 때문이에요. 어린아이일수록 신체적인 불쾌한 느낌을 확고한 감정으로 믿고 이와 관련된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답니다. 예를 들어, 피곤한 아이가 OO 문제를 풀고 있다고 가정해 볼까요.


[느낌] 하아 피곤해.

[감정] 근데 이거 진짜 지루해. 재미없어. 억지로 해야 해서 화가 나.

[태도] OO 공부 안 할래.


감정이 태도가 되는 위와 같은 과정은 모든 분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부분이에요. 한번 꺼져버린 흥미라는 불씨를 살리는 것은 정말 힘들답니다. 특히 어린아이일수록 감정이 태도가 되지 않는 방법을 알아차리는 것조차 어렵죠. 그러므로 최선의 방법은 예방.


따라서, 저는 아이의 모든 학습에 앞서 아이의 감정을 살피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겼어요.




감정지능이 발달한 아이의 학습능력이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뛰어나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지능이 발달한 아이가 성공할 확률이 크다.

<Raising an Emotionally Intelligent Child> 존 가트만 박사, Dr. John Gottman


존 가트만 박사는 위의 가설을 세웠고 수많은 실험과 사례들로 증명해냈어요. 가트만 박사가 말하는 감정 지능은 상황에 따라 자신을 자극하는 감정이 무엇인지 밝혀내고 다시 평온한 상태로 재빨리 되돌아가는 능력을 뜻한답니다.


추상적인 감정이 태도가 되지 않는 방법을 아이에게 가르치는 것이 어렵다면 아이 스스로 감정을 분별해 내고 다스릴 수 있는 올바른 행동을 지도하는 것(감정코칭)이 필요합니다. 감정 코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을 명명하고 행동에 제한을 두며 감정이 그릇된 행동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이끄는 것이에요.


그렇다면 반대로 양육자가 아이가 느끼는 긍정적인 감정을 살피고 이 적절한 타이밍에 아이가 열린 마음으로 학습하도록 이끄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 감정 지능을 고려했을 때 효과적인 엄마표 학습을 위해선 무엇이 우선되어야 할까요?




감정 살피기 + 의도된 학습 노출


1. 관찰


저는 제 아이의 감정을 살피기 위해서 쉴 새 없이 관찰했습니다. 우선 감정에 따라 나타나는 행동들을 살폈죠. 하나의 감정에 수반되는 아이의 행동은 때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타났어요. 일관되게 발생하는 행동들은 발견하지 못하였지만 전반적으로 아이의 기분이 좋을 때, 즉 아이의 컨디션이 특히 좋은 시간대를 찾아낼 수 있었어요. (제 아이의 경우 오전 10시 30분 그리고 오후 5시 30분.)


2. 의도된 학습 노출의 예


아이의 컨디션이 대체로 좋았던 오전 10시 30분과 오후 5시 30분에 의도적으로 음악적인 개념들을 노출했어요. 그래서 행복한 감정과 음악 환경이 나름의 연관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고 나아가 음악 학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끌었어요. 학습의 시작이 행복한 감정이었듯이 행복한 감정으로 학습을 마치는 것도 중요했답니다. 아이도 모르는 사이 음악 학습은 행복하다는 무의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말이죠.


이것은 엄마표였기에 가능한 전략이었답니다. 제가 만약 제3의 기관 혹은 어른에게 아이를 맡긴 채 학습을 시작했다면 기대하기 힘든 과정이지요. 엄마표가 아닌 기관에서 학습을 받는다면 (다양한 조건들을 고려해봐야겠지만) 내 아이의 감정에 따른 최상의 학습시간이 아닌 기관에 의해 임의로 정해진 시간에 따라야 할 확률이 커요. 그 시간은 내 아이가 피곤하다고 느끼는 시간이 될 수도 있고, 행복한 시간이 될 수도 있죠. 하지만 전자의 경우라면 학습이 강요되기 때문에 아이가 학습에 대한 흥미를 완전히 잃게 될 확률이 커진답니다.




다양한 이유로 홈스쿨을 시작한 분이시라면 열린 마음과 용기를 가지고 아이에 속도에 맞춰 내 아이의 감정을 살필 수 있는 특권을 마음껏 누리시며 학습 노출의 기회를 만들어 나가시길 바랍니다.




<참고>

본 포스팅은 2020년 10월 6일 화요일 오전 10시 30분 줌 화상회의를 통해 60여 분을 대상으로 제가 직접 발표한 [Tips for Musical Parenting] 강의를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엄마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기에 "엄마표"라는 특정 단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소외감이 들지 않는 더 나은 단어의 용례가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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