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건 역시 최고다
얼마 전에 아기를 낳은 지인에게 우리 아이들이 좋아했던 옷들을 물려주기 위해 큰 상자를 찾아서 내 사랑과 마음을 담아 채웠다. 상자를 닫고 나서 내가 좋아하는 웹툰 작가의 그림이 그려진 박스 테이프로 상자 입구를 단단히 막았다. 커다란 타포린 백에 상자를 넣고 낑낑 거리며 우체국에 도착했다. 내가 못 와 본 사이에 소포 접수대가 좀 바뀌어서 놀랐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나를 응대해 준 직원이었다.
접수대에 내가 준비해 온 상자를 올려놓았다. 담당자가 일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그분에게 잘 보이는 쪽으로 주소를 적은 스티커가 잘 보이도록 상자를 접수대 저울 위에 올려놓았다. 줄자를 꺼내서 상자의 가로, 세로, 높이 길이를 재던 직원분께서 작게 미소를 보이시며 말씀하셨다,
“테이프가 정말 귀엽네요. 아주 사랑스러워요.” 라며 밝게 웃으셨다. 우리 동네 우체국에 우편물을 접수하며 이런 반응은 처음이라 나도 웃으며 “아, 알아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하.”라며 기쁘게 대답했다. 예전에 계시던 분의 미소를 보는데 3년은 걸렸던 것 같은데 처음 뵙는 분의 다정한 말씨에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이윽고 내가 내민 편지 봉투에 잔뜩 붙어 있는 스티커를 보시고 그분께서는 또 한 번 팡! 터지셨다. 코로나 때문에 직접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대신해 카드를 보내는 분들이 많아졌노라며 “이렇게 카드를 받으면 기분이 참 좋아지죠”라며 내 마음을 한껏 둥둥 띄워주셨다. 역시 귀여운 캐릭터들은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힘이 있구나 생각되었다. 지금 이 글을 쓰며 다시 이 상황을 떠올려보니 아까와는 다른 생각도 생겼다. 그저 상자를 붙이는 데 사용한 박스 테이프 속 그림처럼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상대방의 의도를 알아주신 것, 사소한 것에도 칭찬해을 건네며 가는 말을 곱게 해 주신 그분께 나도 자연스럽게 예쁜 말을 보낼 수 있었다. 강요가 아닌 스스로 마음을 긍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온화한 리더십으로 내게 가르침을 주신 그 직원분께 참 감사하고 닮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도 그분처럼 밝고 귀여운 성격이 되고 싶다.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