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차리는 여자

by 마미의 세상

"와~ 맛있게 먹었어!"
그 한 마디 듣기 위해 오늘 같이 더운 날에도 뜨거운 가스레인지 앞에서 열심히 밥상을 차리고 있다. 하루 세 번, 꼬박꼬박 밥상 차리는 것이 주업이 된 지 어느새 1년 하고도 반이 넘어가고 있다. 식사 후 설거지 할 때부터 다음 끼니는 무엇을 해 먹을까 하고 고민한다. 그렇다고 1년 365일 내내 즐거운 것은 아니다. 정말 밥 하기 싫은 날이면 이마에 '내천자'를 그리며
"우리 외식하자!"
"좋아, 뭐 먹고 싶어?"
간이 크지 않은 나는 기껏해야 짜장면이나 햄버거를 외쳤다.


결혼 전까지 밥을 해본 적이 없다. 그런 내게 시어머니는 아주 커다란 압력밥솥을 사 주셨다. 압력밥솥도 처음이고 2 인분 쌀을 넣으면 그저 밥솥 바닥에 깔렸다. 하루는 타고 하루는 설고, 할 줄 아는 요리도 별로 없다 보니, 은행원이었던 나는 은행 문만 내리면 요리책을 펴고 고민을 했다.
"오늘은 뭘 해서 먹을까?"
어떤 날은 그런대로 맛이 나다가도 어떤 날은 도대체 이게 뭔 맛인지.......

맛없는 반찬을 내놓아도 남편은 늘
"맛있게 잘 먹었어. 수고했어"
그 말이 고맙고 또 새로운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에 노력하다 보니 이만큼 요리하게 되었다.

요즘은 집들이도 뷔페에서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지만 그때는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들어야 했다. 연립주택 방 한 칸에 살면서 마치 우리 집인 듯 거실 가득 손님을 불렀다. 게다가 남편과 내 가족, 친구, 직장동료까지 따로 하다 보니 잔치는 거의 한 달 동안이나 이어졌다. 어디 집들이뿐이었겠는가? 첫아이 백일 그리고 돌잔치까지!


출근하려고 헤어 드라이라도 쓰면 주인 할머니는 문밖에서 소리치셨다.
"그 드라이 전기세 많이 나간다는데!"
그것 조차 눈치를 봐야 했던 우리는 공용 구간인 대청마루에서 마치 주인인양 주말마다 파티를 열었다.


그러니 요즘 밥 한 끼 하는 것쯤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