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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Sep 13. 2018

제주도 한 달 살기

                                                                                                                                                                          

"우리 퇴직하면 여주(시댁)에 내려가 살자"

"싫어!"

생각해볼 여지가 없다. 지방에 내려가는 것도 싫은데 시댁인 여주로 가자니. 그러던 내가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에 대한 실망? 도시 생활의 염증? 막연한 전원생활에의 꿈?  무엇이었든 여행 갈 때마다  스치고 지나가는 평온한 지방 풍경이 내 마음속으로 하나씩 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때 들려온 단어 " 한 달 살기!"  더더군다나 "제주도!" 좋아 좋아. 남편과 몇 번이나 이야기하였으나 결정을 못하고 있던 어느 날, 동창 모임에 다녀온 남편은 친구가 숙소를 빌려 준단다. 우리는 주저 없이 성수기가 아닌  9월에 가기로 결정을 하였다.  한 달이라는 시간을 비우고 여행을 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 떠나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기에 떠나기로 하였다.


한 달간 자동차를 렌트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워 배표를 끊고 자동차에 모든 짐을 싫고 떠나기로 한다. 여행 준비물을 쌓는데도 우리 부부는 서로 다르다. 남편은 숙소가 있음에도 캠핑장비 만을 챙기고 있고, 나는 먹거리에 필요한 양념과 그릇들을 챙기고 있다.

 "자동차가 가는데 뭐!"
남겨진  딸들에게는 달랑 카드 한 장!  하루 한 끼도 집에서 먹지 않기에 사서 먹는 것이 도리어 낫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빌려준다는 숙소가 갑자기 펑크가 났다. 취소해야 하나 하고 고민하다가 수소문하여 펜션 방 한 칸을 80만 원에 얻었다. 겨우 안도의 숨을 내쉬려 할 때 또 일이 터졌다. 시어머님께서 넘어지셔서 골반뼈에 금이 가셨단다. 급히 여주로  병문안을 갔다.  다행히도 맑은 미소로 " 에미 걱정 말고 잘 다녀와"  그러나 마땅치 않은 시아버지, 어찌할 줄 몰라 망설이고 있을 때 남편이 "그냥 계획대로 가자" 서울로 올라오는 내내 마음이 몹시 불편하다.


하여튼 우리는 내일 제주도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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