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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Aug 22. 2022

약초의 도시 산청에서 힐링하기

웰니스 관광, 동의보감촌, 수선사 , 남사 예담촌, 정취암

경상남도 산청은 동북쪽으로는 황매산, 서남쪽으로는 천왕봉을 기점으로 한 지리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한의학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요한 약초가 많이 나는 곳이다.  조선시대의 허준과 류의태 등 명의들이 활동하던 한방의 고장에는 그에 걸맞게 한방테마파크인 동의보감촌이 형성되어 있다.



동의보감촌에는 세계 전통의약엑스포를  개최하여 각국으로부터 기증받은 의약품 등이 전시되고 있는 엑스포 주제관을 비롯하여 한의학 박물관, 한방기체험장과 허준 순례길이 조성되어 있는데다  한의원과 가족호텔까지 갖추고 있어 하루 이상 머무르며 웰니스 관광이 가능하다.  9월 30일부터는 한방약초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동의보감촌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풍차 전망대와 편백나무 2,500주를 식재한 미로체험공간은 어린아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공간으로 건강에 재미를 더했다.


 동의보감촌에는 한의학의 가장 근본적인 요소로 취급되는 기를 활용하여 관광객들의 몸과 마음의 치유를 받을 수 있게 '한방 기 체험장'을 만들어놓았다.  신비로운 기바위(귀감석, 석경, 복석정) 도 있고 동의전에서는 기혈순환체조와 온열 체험까지 할 수 있다.



솥뚜껑을 열어놓은 상태의 복석정은 회복의 힘을 가졌고, 귀감석은 땅의 지력을 돋운다는 응기석이다.


하늘의 기를 내려받고 땅의 기를 조율하고 상승시킨다는 석경


동의폭포부터 풍차 전망대 사슴목장 허준 순례길 등을 돌아볼 수 있는 산책길은 3시간 코스까지 마련되어 있다. 산책길에 심어놓은 식물들은 오장(간, 심, 비, 폐, 신)과 육부(대장, 소장, 담, 위, 삼초, 방광)에 효능이 있다고 하니 천천히 보고 느끼며 걷다 보면 건강은 절로 얻어진다.



곰과 호랑이가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되기를 기원한다는 단군신화가 한의학의 시초라는 테마로 신형장부도를 형상화 하였다.


빗속에 찾은 수선사의 분위기는 독특했다.  연꽃이 만발한 연밭에는 나무로 만든 탐방로가 연꽃을 자세히 볼 수 있도록 놓여 있다. 몸집이 큰 나로서는 혹시나 무너져 내리지는 않을까 싶어 조심스럽게 한 발 한 발 걸어야 했지만  낡은 목재와 초록색 연잎과 부슬부슬 내리는 비의 하모니가 너무나 잘 어울렸다.





거센 소나기의 빗소리와 스님의 독경 소리에 빠져  흔들리는 연꽃을 바라보며 한동안 꽃 멍을 했다. 연밭 옆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현대식 건물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온몸이 비에 흠뻑 젖어 있었다. 템플스테이를 위한 공간과 찻집인 듯하다. 멋진 미술관을 떠올리게 하는 건물은  화장실이다. 게다가 일본어가 표기된 독특한 문까지 . 도무지 어울리지 않은 조합이었지만 늘 떠올리던 절의 분위기가 아니어서인지  무척이나 신선했다.




지리산 천왕봉까지는 올라가 보지 못했으나 황매산에는 몇 번 왔었다. 봄이면 산 꼭대기에 진분홍 융단을 펼쳐 놓은 듯   철쭉꽃과 그 너머로 보이는 높은 산봉우리들이 그려내는 모습이 장관이다. 유명한 철쭉 군락지로 군포나 소백산 등 여러 곳이 있지만 황매산은 정상까지 자동차로 갈 수 있어 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다  5월 중순에야 방문했는데 다행히도 제3 군락지에  남아있는 철쭉을 보고 올 수 있었다.





구례의 사성암을 떠올리게 하는 정취암 사진을 보고는 큰 기대감을 안고 찾았다. 드라이브 코스로도 손색이 없는 길은 거의 대성산 정상까지 이어져 싑게  오를수 있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기대했던 산 아래 풍경이 온통 비구름으로 덮여 있어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신라 문무왕 6년 동해에서 아미타불이 솟아올라 한줄기는 금강산을 비추고 또 한줄기는 대성산을 비추자, 의상대사는 두 빛을 쫓아 금강산에는 원통암을, 대성산에는 정취암을 지었다고 한다.


큰 바위 사이사이에 지어진 법당이 여러 채다. 지금은 관광지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지만 산 꼭대기에 지어진 암자는 스님들의 수련 장소로  딱 좋아 보인다. 산 정상에서 운해와 정취암이 어우러진 모습이 절경을 이루기에 진사들이 자주 찾는 포토스폿이기도 하다.




지리산 천왕봉 한줄기가 동쪽으로 이어지다 웅석봉에서 남으로 방향을 튼 능선의 끝자락에 니구산이 있다. 니구산 아래 남사천을 경계로 700 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마을, 예담촌이 있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로 지정된 마을은 용인의 민속촌만큼 넓지는 않으나 황토빛 돌담을 따라 지어진 마을에 들어서면 곧 옛 정취에 빠지고 만다.


포옹하고 있는 듯한 부부 회화나무 밑을 지나가면 백년해로한다고 한다.


이 씨 고가는 이성계의 딸 경순 공주와 결혼한 이제의 집이다. 이제는 정몽주를 죽이는데 가담하여 조선의 개국공신이 되었으나 왕자의 난 때 이방원에 의해 정도전과 함께 죽고 말았다. 그 당시의 집이 여태 남아있는가 보다.


이씨매와 이씨 고가의 사랑채



이씨 고가,최씨고가 , 하씨 고가 등이 있는 것을 보면 집성촌을 이루고 살지는 않았다. 그리고 독특한 것은 집마다 회화나무나  매화나무 밤나무 등 고목이 있다는 것이다.


최씨매와 최씨 고가



연일정씨 문종의 재실인 사양정사와 하씨고가의 600년이 넘은 감나무



남사천 너머에는 기산 국악당과 이순신 장군의 유숙 지였던 니사재가 있다.


산청의 왕산은 김수로가 세운 가락국의 태왕 궁지로 가락국의 10대 양왕(구형왕)의 왕릉이 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가야시대 석릉이며 700만 가락 후손들의 성지다.  김유신 장군은 이곳에 사당을 지어 7 년동안 시능을 하였다 한다.




가락국 양왕 덕양전은 구형왕과 계화 왕후의 신위와 존영을 봉안한 곳이다.


빗 속의 하루를 산청에서 보냈다. 성냥갑 같은 도시의 아파트에서 살다가 전통가옥인 한옥을 보니  마치 고향집에  온 것처럼 마음이 푸근해졌다. 황매산에 올 때 스쳐만 갔던 산청은 수선사와 동의보감촌 등을 봄으로써  정겨운 도시로 기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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