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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Sep 20. 2018

아홉굿마을과 생각하는 정원

                                                 

용수에서 저지까지 이어지는 제주올레 13코스 중간지점의 아홉굿마을.  굿(?) 무당의 굿이 연상되었으나 전혀 다르게 '아홉 개의 샘'이 있다는 뜻이며, 마을을 찾는 사람들에게 아홉 개의 좋은 것들이 있다는 뜻다. 하늘이 내려 주었다는 낙천리는 밤에는 풀벌레의 노랫소리가 들리고 장수풍뎅이가 찾아드는 천혜의 청정함과 즐거움이 솟아나는 곳이다. 입구에 도착하자 키를 훌쩍 넘게 설치한 의자가 먼저 눈을 끈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면 만나는 수많은 의자들, 천여 개나 된다.  2007년 마을 사람들은 마을의 상징물을 의자로 선정하여 의자 조형물을 만들기 시작했고, 의자에 써넣을 이름과 문구를 공모 받았다. 주민들의 손과 땀으로 만들어 낸 이곳은 전국적으로 홍보되어, 2011년에는 '대한민국 농어촌 마을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끝없이 놓인 의자 사이를 거닐며 거기에 새겨진 해학과 풍자 넘치는 재미있는 문구들을 읽어나가며 여행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해 본다.



                                      

의자를 따라가다 보면 나오는 돌담길, 이곳이 올레길 13코스의 잣 길이다. 화산 폭발로 흘러내린 돌무더기를 농토로 조성하는 과정에 응선달이와 복전리를 연결하는 통로가 만들어져 농공 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길의 옛 모습을 피부로 체험하며 선인들의 지혜와 역경의 실체를 터득할 수 있다.
왕복 800미터로 약 25분 소요된다.                                                  

     

                                                       

나오는 길에 부조로 된 벽화가 눈길을 끈다.                                                  

    


                                                    

주소
제주시 한경면 낙수로 97                                                  



제주의 황무지를 개척한 또 한 사람, 농부 성범영 이다. 한경면 저지리의 척박한 땅을 일구어 생각하는 정원을 만드느라 그의 반 평생을 쏟아부었다. 전기도 수도도 없는 곳에서 빗물을 받아먹으며 나무와 돌을 모아 만든 정원은 그의 집념이 낳은 결실이다.

만 이천 평 대지에 7개의 소정원과 부대시설로 구성된 정원에는 폭포 연못 그리고 돌다리가 이어져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나무를 사랑하여 나무를 가꾸며 지나온 세월 동안 나무로부터  많은 지혜와 철학을 터득하게 된 그는 나무는 인간의 진정한 스승이며 나무 곁에서 사색을 하다 보면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통찰력이 생긴다 하여 이 정원의 이름도 '생각하는 정원' 으로 명명하였다.


제주의 거센 바람으로부터 나무를 보호하기 위하여 쌓은 높은 돌담은 성이 되었고 조형물과 건축물은 제주의 자연과 미를 온전히 담아 놓았다.


 

돌이 된 불멸의 나무 '규화목'! 나무가 생명을 다하여 늪, 강바닥, 갯벌 등에 묻히면 썩지 않고 지하수에 녹아있는 광물성분으로 나무의 성분이 서서히 바뀌어 나무의 구조, 나이테 등을 그대로 보존한 나무화석이 된다. 이러한 규화목은 돌의 단단함과 나무의 섬세함을 가진다.


이 정원에는 많은 분재가 있다. 분재란 나무를 다 자라게 한 후 진액만을 남겨두고 잘라낼 것은 다 잘라내고 다시 새순을 내어 아름답게 가꾼 것이라 한다. 오랜 시간 나무를 보며 가꾸어낸 결과물 이다.



오랫동안 전국 팔도를 다니며 수석을 수집한 지인으로부터 기증받은 11톤 트럭 두 대나 되는 수석들은 이곳에서 서로 어우러져 돌담을 이루었다. 만남과 화합의 의미를 담고 있는  '팔도담'에 귀를 기울이면 팔도의 사투리가 들리지는 않을까?




척박한 땅 제주를 살려 세계의 관광지로 이뤄내기 까지는 제주도민들의 많은 노력이 엿보인다. 보이는 것만 볼 것이 아니라 그들의 땀과 꿈과 열정을 느끼며 돌아봐야 할 것 같다.


주소

제주시 한경면 녹차분재로 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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