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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Dec 23. 2023

아라베르 산 중턱의 암베르 성

잔잔한 마오타 호수 위로 돌산의 능선을 따라 길게 이어진 성이 하늘을 뜻하는 '암베르'성이다. 난공불락의 요새와 같은 성은 만싱에 의해 1592년에 지어져 1727년 자이싱 2세가 시티펠리스로 옮기기 전까지  궁으로 사용했다.


인도에서 코끼리를 보면 운이 좋다고 하더니 아침부터 두 마리의 코끼리가 버스를 따라왔다.  자동차와 오토바이와 릭샤가 소와 함께 다니더니 이곳에는 코끼리까지 거리를 횡보하고 있다.


왕족이 살았던'암베르'성 너머 군인들의 요새였던 '자이가르' 성


버스에서 내려 성까지는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골목길이다. 천천히 걸어보고 싶었으나 지프차를 타고 냅다 달려 성에 도착했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것과 달리 성에 오르니 호수풍경과 알록달록한 도시가 평화롭게 보인다



암베르 성은 부와 권력을 지녔던 라지푸트 중 하나인 카츠와 하 왕조의 성이다. 성 주위를 돌아보면 이 성 외에도 자이가르 성, 나하가르 성까지 있어 그들의 막강했던 시절을 볼 수 있다. 카츠와 하 왕조는 악바르와 혼인동맹을 맺어 딸 조다 바이를 악바르 황제와 결혼시켰다.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왕자가 무굴제국의 4대 황제인 자한기르다. 


Singh pol(Lion gate)을 오르면 왕의 공식적인 접견 장소였던 디와니암이 있다.  빨간색 기둥(힌두교)과 흰색기둥 (이슬람)이 적절하게 섞여있다.


디와니암의 오른편에는 매우 섬세하고 화려한 색채의 가네샤폴(Ganesh Pol) 이 있다. 3층 구조로 된 문으로, 벽에는 가네샤요 식물들이 장식되어 있으며 2층과 3층 벽에는 벌집 문양의 창이 있어 안에서 바깥을 내다볼 수 있게 했다. 


웨딩사진의 성지인 암베르 성에는  결혼을 앞둔  커플들이 왕과 왕비처럼 꾸미고 웨딩촬영을 하고 있다


가네샤 폴을 지나면 기하학적인 문양의 수로로 장식한 작은 정원이 나오고 이를 중심으로 왕비의 거처였던 쉬시마할과 왕이 여름에 사용했다는 수크 니와스가 마주 보고 있다.

거울로 화려하게 장식된 쉬시마할
거짓말하는 사람을 감금했다는 지하 감옥도 있다.


당시 왕은 정식 왕비가 열 명이 넘고 그 외에도 삼천여 명의 여자가 있었다니 이 내궁은 왕의 쾌락의 장소였다. 정원의 왼쪽 건물이 디와니 커스로 거울의 궁전이라고 불리는 쉬시마할이다. 내부 벽은 화병과 꽃을 모티브로 유리 모자이크와 상감 세공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볼록한 모양의 거울들은 촛불 아래서 더 밝게 빛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어둠 속의 촛불 하나가 수천 개의 거울 조각을 통해 반사하면 얼마나 황홀했을까? 



 

맞은편의 수크니와스는 지붕에 설치한 탱크의 물을 바람으로 식혀 건물의 수로를 통해 흐르게 하여 내부를 시원하게 하고 다시 정원으로 흘러가게 하였다. 자연을 이용한 쿨링 시스템까지 갖췄다.


왕비와 후궁들의 공간인 제나나는 주방이 딸린 아파트 형태의 방이다. 왕이 어떤 방을 방문했는지 다른 여인들이 알지 못하도록 통로가 설계되었다. 마당의 가운데에는 왕실 여인들이 회의하거나 휴식 장소로 사용되었다고 하는 정자 형태의 바다나리가 있다. 

왕의 간택을 기다리는 후궁들의 대기장소였다는 바다나리




당시 사용했다던 솥단지의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갠지스 강에서의 일출은 보지 못했으나 나하가르성에서의 일몰은 볼 수 있으리라 기대를 했으나 40여 분이나 산길을 달려가 맥주까지 한 잔 하며 기다렸으나 역시....



타지마할에 이어 화려하기 그지없는 이 궁은 물이 없어 버려졌고 후에는 왕의 별궁으로나 쓰였다고 한다. 왕족들의 별천지를 위해 만들어진 궁이었지만 그때의 섬세하고 화려한 건축 양식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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